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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rida Aug 29. 2022

셜록이 명탐정인 게 왓슨 때문이라고?!

- 오야마 세이이치로, '왓슨력'

셜록이 뛰어난 탐정일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왓슨이 곁에 있기 때문일지도..?!


없던 추리력도 상승시키는 자, 그의 이름은 와토 소지. 경시청 수사 1과, 그중에서도 최고의 실적을 자랑하는 3계 소속인 와토는 사실 뛰어난 형사는 아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남들이 모르는 능력이 있는데 바로 "왓슨력". 어째서인지 와토의 곁에 있는 사람들은 느닷없이 머리가 맑아지고 추리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어 사건을 척척 해결하는 셜록 홈스가 되는 것이다..

책은 그런 와토가 누군가에게 감금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어쩌면 자신을 감금한 자는 자신의 "왓슨력"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에 와토는 지금까지 그의 "왓슨력"으로 해결한 일곱 개의 지난 사건을 되돌아본다.


편안하게 본격 미스터리에 빠져드는 재밌는 단편집.

일단 "왓슨력"이라는, 정작 본인은 아무 능력이 없지만 주변은 홈즈처럼 만드는 그 설정이 기발했다.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이 추리 대결을 펼칠 때, 서로의 논리를 부수고 깨며 진실에 다다르는 재미가 상당했다. 프롤로그, 인터루드, 에필로그로 나누어 개개의 단편을 정리하는 구성도 괜찮았고, 중간중간 코믹한 장면도 있고, 무엇보다 사건과 추리 자체의 레벨이 우수했다.


하지만 2021년 일본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이라 하기에 너무 기대했던 걸까. 아주 재밌다고 하기엔 조금... 고추장이 부족한 비빔밥을 먹은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맛없다기엔 밥과 나물과 계란 프라이와 참기름까지 모두 신선해서 말이지.  

강렬한 재미를 원하는 분들께는 비추, 코지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추추. 나는 추반 비추반.


홈스는 친구인 왓슨을 항상 수사에 동행시켰다. 베이커가 221번지에 같이 살 때는 물론이고 왓슨이 결혼해 독립한 이후에도. 그 이유는 아마 우정 때문이거나 괴짜 같은 홈스에게 상식적으로 판단하는 왓슨이 필요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실은 왓슨이 옆에 있으면 홈스의 추리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져서는 아니었을까. 왓슨 자신은 추리력이 빈약하지만, 옆에 있는 사람의 추리력을 높여주는 특수한 능력이 있지는 않았을까. 홈스는 그걸 알고 있어서 수사할 때마다 왓슨을 데려간 건 아닐까.





- 헤아리.다;hear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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