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 미솔로지 Ep.28] 포세이돈. 감정의 삼지창을 든 리더
/ 바다의 신은 어떤 리더였을까?
신이란 언제나 근엄하고 이상적인 존재일까?
거센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듯, 세상에는 격정적인 리더도 존재한다.
그는 바다를 뒤흔들고, 지진을 일으키며, 사람들의 감정을 요동치게 만든다.
신화 속 포세이돈은 바로 그런 존재였다.
이 강력하고 매력 있는 신의 리더십은 오늘날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
/ 신화를 따라, 바다 깊숙이
포세이돈은 제우스와 하데스의 형제이자,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이다.
그는 티탄 신 크로노스에게 삼켜졌다가, 막내 제우스에 의해 구출되어 세상을 셋으로 나누는 제비뽑기에 참여한다. 제우스는 하늘을, 하데스는 지하를,
그리고 포세이돈은 바다를 차지한다.
그는 삼지창을 든 위엄 있는 바다의 왕이자, 지진과 폭풍의 신.
자신의 아내 암피트리테, 아들 트리톤 외에도 다양한 연인과 자식들을 두었으며, 괴물들과의 인연도 깊다.
그는 메두사와의 사이에서 천마 페가수스를 낳았고, 트로이 전쟁에서는 자신의 감정에 따라 편을 바꾸고, 인간 오디세우스를 괴롭힌다.
하지만 그토록 강력한 포세이돈도, 도시의 수호신이 되기 위한 경쟁에서는 번번이 패배한다.
아테나와의 경쟁에서 삼지창으로 바닷물을 솟구쳤지만, 아테나가 선물한 ‘올리브 나무’에는 미치지 못했다.
강했지만, 계산적이지 않았고, 위엄은 있었지만, 섬세하진 않았다.
그는 삼지창을 휘두르기 전에 감정을 터뜨리는 지도자였다.
/ 힘을 앞세운 리더, 그러나 감정의 포로
포세이돈의 리더십은 강력한 상징성과 파괴력을 지닌 ‘자연형 권위’의 정점에 있다.
그는 바다의 신으로서 물리적인 힘을 통해 두려움과 복종을 이끌어내는 위압적 권위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가 보여준 리더십의 가장 큰 한계는 감정 조절의 실패와 전략적 협상의 부재였다.
1) 바다와 지진의 신 - ‘힘’을 기반으로 한 통치자
포세이돈은 말 그대로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시작된 리더였다.
삼지창을 바다에 꽂으면 해일이 일고, 대지를 내리치면 지진이 일어나는 그의 존재는 그리스인들에게 자연 그 자체의 위협과 축복을 상징했다.
신화 속에서 그는 자주 자신의 삼지창으로 물리적 힘을 행사한다.
아테네의 시민은, 포세이돈이 바위에 삼지창을 내리쳐 짠물이 솟구치게 하는 신의 권능을 확인했지만, 아테나가 심은 올리브 나무의 지속성과 실용성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이 에피소드는 단순한 경쟁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포세이돈의 리더십은 ‘즉각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만, ‘지속 가능성’이나 ‘전략적 관점’에서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카리스마와 존재감은 있지만, 구조적 대안이나 방향성은 제시하지 못하는 리더의 유형이다
2) 감정 중심적 판단 - 리더십의 내면적 취약점
포세이돈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그의 감정 기반 의사결정이다.
그는 분노, 질투, 자존심 같은 감정에 쉽게 휘둘리며, 결정의 일관성이 부족하다.
트로이 전쟁 중, 포세이돈은 그리스 편에 서 있다가 자신이 세운 성이 허물어지자 돌연 태도를 바꿔 그리스인에게 역으로 해를 가한다.
또한,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아들인 키클롭스 폴리페모스를 실명시키자, 그는 10년간 오디세우스를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만든다.
이는 단순한 복수심이 아니라, 감정에 기반한 장기적 리더십 교란의 사례다.
포세이돈형 리더는 감정에 충실한 면에서 인간적일 수 있지만, 감정이 판단을 지배하게 되면, 신뢰의 기반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존경받는 리더’라기 보단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3) 전략 없는 행동주의 - 반복되는 실패의 역사
포세이돈은 여러 번 권력을 넘보지만, 그 시도는 대부분 실패로 돌아간다.
그는 제우스를 몰아내기 위해 헤라, 아테나와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실패하고, 곧 용서를 빌어야 했다.
또한 도시 수호신 경쟁에서도 아테나, 헤라 등 여성 신들에게 연이어 패배했다.
그의 전략은 단순하다. “힘으로 밀어붙이기” 혹은 “즉흥적인 충돌”.
이는 냉철한 설계나 정치적 조율과는 거리가 멀다.
강력한 행동성은 있지만, 복잡한 환경을 설계하고 예측하는 능력에서는 떨어진다.
현대 조직에서 이런 유형은 추진력은 있지만 복잡한 갈등 조정이나 변화관리에는 약한 리더로 볼 수 있다.
한 방향으로는 잘 달리지만, 여러 갈래가 얽힌 조직 현실에서는 반복해서 벽에 부딪힌다.
4) 리더십의 상징성 - 자연 대 이성, 본능 대 전략
포세이돈의 자식들, 예컨대 키클롭스나 페가수스, 트리톤 등은 종종 이성보다는 자연적·본능적 존재로 표현된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대부분 제우스 혹은 인간 영웅에게 제압당한다.
이 상징적 구도는 곧 자연적 리더십(감정, 본능, 카리스마)이 점차 이성적 리더십(계산, 절제, 전략)에 의해 제어되는 흐름을 암시한다.
즉, 포세이돈형 리더는 시대가 변할수록 점점 설 자리를 잃는다.
자연의 시대에서 조직과 시스템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감정과 힘만으로는 리더십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신화적 경고이기도 하다.
/ 포세이돈형 리더십의 정의
물리적 권위 - 삼지창, 바다, 지진 등 압도적 힘으로 조직을 지배
감정적 충동성 -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 일관성 없는 판단을 내림
전략의 부재 - 반복되는 정치적 실패와 쿠데타, 도시 경쟁에서의 패배
상징적 의미 - 자연과 본능의 리더십이 이성과 전략에 의해 쇠퇴하는 흐름을 대표함
/ ‘완력’만으로는 통치할 수 없다
포세이돈형 리더는 분명 매력적이다. 카리스마가 있고, 신속하고, 존재감이 강하다.
하지만 힘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회피를 야기할 수 있다.
포세이돈이 패배한 것은, 강력한 힘을 전략 없이 휘둘렀기 때문이다.
강하고 열정적이지만,
제우스처럼 계산하고, 아테나처럼 멀리 보는 시야를 가져야만 시대를 넘어서는 리더가 될 수 있다.
/ Tristan의 코멘트
포세이돈은 자신이 만든 파도에 스스로 휘말린 리더였다.
그는 세상을 뒤흔들 힘을 가졌지만,
사람의 마음 하나는 움직이지 못했다.
힘은 외적 위용이 아니라, 내면의 절제에서 시작된다.
당신이 리더라면,
삼지창을 들기 전에 바닷속 감정의 파도를 먼저 가라앉힐 수 있어야 한다.
/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지금 ‘포세이돈형 리더’로 가고 있지는 않은가?
감정과 힘, 그리고 전략 사이에서
당신의 삼지창은 지금 어디를 향해 있는가?
이 글은 Tristan의 연재 시리즈 「헤드 미솔로지」의 스물여덟 번째 이야기이다. 신화 속 인물을 통해 오늘의 나를 성찰하고, 삶의 방향을 다시 그려본다.
/ 다음 이야기 예고
「아레스-본능의 리더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