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의 리더. 그러나, 분노의 신

[헤드 미솔로지 Ep.29] 아레스. 두려움으로 이끄는 리더십

by Tristan


/ “승자는 누구인가?”


이긴 자의 것인가, 끝까지 이끈 자의 것인가.

우리는 리더의 결단력을 원한다. 앞에서 이끌기를 바라고, 때로는 적보다 먼저 불을 질러주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가 감정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면 불안해한다.


전쟁의 신 아레스.

그는 늘 앞장섰고, 누구보다 격렬했으며, 무서운 추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의 분노는 통제를 벗어나곤 했다.

결국 그는 동료에게 외면당하고, 신들 사이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리더가 된다.


과연 아레스는 실패한 리더였을까? 아니면,

우리가 두려워하면서도 원하는 본능적인 리더의 거울이었을까?

출처 1 (Palazzo Altemps, 로마 국립박물관): https://museonazionaleromano.beniculturali.it/it/opere/ares-ludovi


/ 불꽃처럼 휘몰아친 전장의 신


아레스는 전쟁의 신이다.

올림포스의 신들 중에서도 가장 격렬하고, 가장 감정적이며, 가장 물리적인 존재다.

그는 질서와 전략을 상징하는 아테나와는 달리, 분노와 공격성, 직접적인 전투 본능을 대표한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아레스는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며 여러 차례 전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트로이의 편에 서서 인간의 싸움에 개입하고, 아킬레우스나 디오메데스 같은 영웅들과 치열하게 맞서 싸운다.

그러나 그의 무모한 개입은 종종 혼란을 부르고, 결국 제우스조차 아레스를 꾸짖는다.


“너는 가장 싫은 녀석이다. 오직 전쟁만을 사랑하고, 다툼만 일으킨다.”

– 『일리아스』, 제우스의 말 중


신들 사이에서도 아레스는 인기 없는 존재다.

특히 아테나는 그와 정반대의 리더십을 가진 존재로 자주 대조된다.

전략적이고 냉정한 아테나는 전쟁의 판을 짜는 리더라면, 아레스는 전장의 한가운데로 뛰어드는 리더다.

출처 1 (Theoi Greek Art – Ares Gallery):https://www.theoi.com/Gallery/S9.3.html


/ 아레스형 리더십 : 감정, 본능, 돌파


1) 감정 중심의 충돌 리더십 - 판단보다 반응이 빠른 리더


아레스는 전략가가 아니다. 그는 이성을 따지지 않고, 감정의 자극에 즉각 반응한다.

트로이 전쟁에서 아프로디테의 설득으로 트로이 편에 선 것도 전략적 판단이 아닌 감정적 충동이었다.

그는 트로이 영웅들과 싸웠지만, 아테나가 설계한 반격 작전에서 허무하게 패배했다.

디오메데스에게 부상을 입고 울며 도망치는 장면은 충동적 리더십의 전형적 실패다.


감정 기반의 결정은 민첩해 보이나, 깊이 있는 해석과 예측을 결여한다.

위기 상황에서 감정으로 대응하는 리더는 단기적 강점은 있으나, 조직 전체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결국 실패를 낳는다.


2) 전면 돌파형 행동력 - 결단력 있는 추진자


아레스형 리더는 망설이지 않고 돌진한다.

위기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추진력은 종종 조직에 필요한 돌파구를 제공한다. 혼란 속에서도 먼저 뛰어드는 존재가 된다.

조직을 주목하게 하고, 힘을 하나로 뭉치는 원천이 된다.


돌파력은 리더십의 강력한 자산이다. 단, 조건이 있다.

반드시 뒷받침할 전략과 균형이 필요하다.


3) 질서 이전의 에너지 - 변화의 불씨를 지피는 원초적 힘


아레스는 결과보다 에너지 그 자체를 상징한다.

조직에 아레스가 없다면 변화는 시도조차 되지 않을 수 있다.

신중한 조직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단점이 있다.

모두가 신중함으로 인해서,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이 내부에 없다는 것이다


변화와 혁신은 갈등을 동반할 수 있다.

아레스형 리더는 변화와 혁신에 불을 지피지만, 그 갈등에도 불을 지를 수 있는 존재임을 인지해야 한다.

출처: Venus and Mars. Sandro Botticelli. 약 1485년. The Eclectic Light Company


/ 아레스형 리더,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가


아레스는 단순한 전쟁의 신이 아니라, 리더십이 파괴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위험성을 상징한다.

강한 힘에도 존경받지 못했고, 열정을 불태웠지만 늘 외로웠다.


1) 감정으로 움직이는 리더십 - 이해와 공감을 구하지 못하는 리더


아레스는 감정에 즉각 반응하지만, 전략적 사고는 부족하다.

트로이 전쟁에서 감정에 휩쓸려 무모하게 행동하고, 결국 큰 상처를 입는 장면이 이를 보여준다.

깊이 없는 감정적 결정은 단기적 강점으로 보이나, 조직을 피로하게 하고 실패로 이끈다.


2) 공포와 위압에 기반한 영향력 - 존경 대신 두려움을 이끄는 리더


아레스는 포보스(공포), 데이모스(두려움)와 함께하며 두려움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한다.

신들 사이에서도 존중받지 못했고, 인간에게도 공포의 대상이었다.

공포는 지속가능한 동기부여가 아니다.

두려움 기반 리더십은 창의성과 자율성을 억압하며, 결국 조직의 자생력을 죽인다.


3) 협업과 조율의 부재 - 신뢰를 잃은 외로운 전사


아레스는 신들과의 협력에 실패했다.

아프로디테와의 불륜이 공개되어 수치와 조롱을 당했고, 집단 내부에서 소외되었다.

신뢰와 조율이 없는 힘은 고립된다.

협업과 관계 관리가 부족한 리더는 조직 내 고립과 붕괴를 초래한다.


4) 전략과 명분 없는 행동 - 하드웨어는 출중하나, 소프트웨어가 없다


아레스는 싸움 자체에 몰두하고 명분을 경시한다.

반면 아테나는 전략과 정당성을 중시하며, 목적 없는 충돌은 패배로 귀결된다.

목적 없는 추진력은 조직을 혼란스럽게 한다.

명확한 비전 없이 행동하는 리더십은 권위를 떨어뜨리고 실패를 부른다.


5) 자기애적 헌신과 감정 투사 - 나의 전쟁을 너희에게 물려준다


아레스는 자신의 자식들에게 전쟁과 공포를 물려주며 감정을 투사한다.

이는 가치 공유가 아닌 감정 강요에 가깝다.

리더는 자신의 감정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진정한 헌신은 가치를 공유하는 과정이지 감정의 이식이 아니다.

출처:The Combat of Ares and Athena. Jacques‑Louis David. 18세기 후반.위키미디어 ‘The Combat of Ares and Athena


/ 리더십을 위한 아레스의 교훈


아레스는 ‘파괴적 리더십’의 상징이다.

하지만 그를 무조건 배척해서는 안 된다.

아레스형 리더는 극한의 순간, 변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조직에서도 때로는 전략보다 결단이,

합리보다 감정의 진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감정은 조율되지 않으면 무기가 되고,

협력되지 않으면 독이 된다.


아레스를 따르되, 아테나를 잊지 말자.

감정의 힘과 전략의 균형, 그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 Tristan의 코멘트


리더라면, 혹은 리더에게 전사의 유전자가 내재되어 있는지 관찰해 보자.

리더의 분노는 조직의 불씨다. 그것이 열정을 피울 수도, 조직을 태워버릴 수도 있다.

아레스는 그 둘 모두를 가능하게 하는 상징이다.



/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감정과 충돌을 어떻게 리드하고 있는가?

전략 없는 돌파와, 감정 없는 리더십 중 무엇이 더 위험할까요?


이 글은 Tristan의 연재 시리즈 「헤드 미솔로지」의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이다. 신화 속 인물을 통해 오늘의 나를 성찰하고, 삶의 방향을 다시 그려본다.



/ 다음 이야기 예고

「하데스 - 침묵과 권위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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