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randon Chung Oct 24. 2015

중국에서의 좋은 파트너 찾기

중국에서 믿을만한 파트너는 생명과도 같다.

필자가 중국에서 일을 시작한 2005년에는 조선족 통역을 통해서 대부분 업무를 진행했었다.

당시 한국에서 인연이 닿아 함께 중국에 들어왔던 다른 회사의 대표분 역시 전혀 중국어를 몰랐었고, 우리를 Citic Pacific 에 소개했던 다른 한국인 대표는 주로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었기에, 실질적으로는 우리 한국인과 중국 스탭들과는 거의 제대로 대화가 않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모든 과정 ( 심지어 밥을 사먹거나 화장실을 갈 때도 )에서 조선족 통역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통역을 통해서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나름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하면 짧은 영어로라도 대화를 하려고 노력했다.


당시 가장 많은 노력을 쏟아부얻던 것은 해당 회사의 경영진들이었는데, 우리가 원하는 방식을 그들이 의사결정을 해주어야 했기에 주로 통역을 통해서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였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6개월여간의 시간 동안 그 회사가 매각되는데 이용되는 것 뿐, 전혀 우리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방향으로 사업이 전개되었고, 심지어 조선족 통역은 우리의 한국내 파트너들에게 까지 '중국어 한마디도 못하는 바보가 와서 뭘 하겠냐' 라는 식으로 매도해버려 중국과 한국 모두에서 그 동안 쌓아왔던 노력마저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당시 경영진 중 한명은 Citic Pacific 의 임원진 비서 출신으로 여전히 중국과 홍콩에서 게임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고, 가끔 연락을 하는 사이인데, 이 친구가 주로 하던 말이 '난 널 믿는다', '나만큼은 믿어도 좋다' 였다. 

물론, 이 친구가 나중에 회사를 매각하는데 앞장섰었고, 그 이후에도 여러 회사들의 대표직을 맡으면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지만, 결국은 그 입으로 뱉는 말에 전혀 진정성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게 될 뿐이었고, 지금은 그냥 필요에 의해 연락하는 정도의 사이가 되었다.


필자는 당시까지 게임업계에서 그래도 10여년 이상의 경력으로 많은 경영자와 개발자들의 스타일을 경험했었지만, 이렇게 중국인(본인은 '홍콩인' 이라고 지칭해주길 원한다. 홍콩인은 또한 '광동사람'으로 싸잡아 불리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에 대한 선입견이 생기기 시작했고, 조선족 통역자들에 대해서도 조금씩 경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나와 파트너였던 다른 한국 회사 대표, 둘은 중국에서 제대로 함께 사업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이 때 중국인들로부터 들었던 충고가 '광동사람들은 사람을 이용하는 것을 하나의 기술로 생각한다' 라는 것이었다. 즉, 신뢰관계를 통한 상호 윈윈이 아닌,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상대방을 이용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문화라는 것이었다. 이 말이 여전히 유효한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그 이후 광저우에서 만났던 2~3명의 파트너들은 모두 전혀 우호적인 말, 행동과는 달리, 뒤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뒷작업'들을 했던 사람들이었고, 우리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 한 번 더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과연 중국인들은 모두 사기꾼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남을 뒤에서 몰래 비방하고 이용하는 것에만 노력을 하는 것일까?


하지만, 필자는 전혀 다른 답을 얻었다.


내가 사람을 너무 쉽게 믿는다는 것이었다. 나름대로는 굉장히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심정적으로 이미 상대를 믿고 의지를 해버리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상대에게 여러가지 허점을 보이는 상황이 되었고, 상대가 큰 가책없이 쉽게 나를 이용하도록 방치한 셈이라는 결론이었다.


그 후, 우리는 항저우에서 투자자와 파트너들을 찾으려 노력했고, 거기서 우리는 반대로 최대한 중국인들처럼 생각하고, 중국인들처럼 결정하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었고, 그 과정에서 중국인들의 비지니스 방식을 약간이나마 배울 수 있었다. 우리는 조금 더 확실한 퇴로를 만들어 두고, 마치 배수의 진을 친것처럼 무지막지하게 상대와 딜을 진행했고, 그 와중에 한 기업과 합작을 하게 되고, 거기서 지금의 중국 파트너를 만나게 된다.

당시 우리의 목적은 말 그대로, 중국인들과 같은 방식으로 생존하기 위해 우리의 능력을 더더욱 부풀렸고, 비지니스를 깨지 않을 정도의 줄다리기를 통해서 상대를 괴롭혀서 결국은 승리(?)를 이루어낸 것이다.


하지만, 물론 예상하다시피 이런 방식이 정답은 아닐 것이다. 모두 각각의 상대에 따라 다른 전략이 필요하지만, 그 당시에 만난 파트너에게는 이 방식이 유효했던, 즉, 잘 매칭되었던 것일 뿐이었다.


중요한것은 이 과정까지 모든 과정에 조선족 통역이 끼어있었다는 것이었다. 즉, 우리를 기만했던 것도 조선족 통역이었고,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파트너를 만나 비지니스를 성사시킨 것도 조선족 통역이었다.


그렇게 중국에서의 2~3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듯 했지만, 역시 위기는 찾아왔다. 그리고 그 위기 역시 이전의 위기와 동일하게 모두 '뒷담화의 역사'를 통해서 이루어진 위기로, 필자는 거의 사기꾼 취급으로 몰리는 상황이 되었고, 다행히 그 상황에서 우리를 끝까지 믿고 지켜준 지금의 파트너 덕분에 우리는 오해를 풀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들었던 모든 황당한 음모들은, 모두 내가 믿었던 한국 직원들과 중국 스탭들, 통역이 함께 힘을 모아(?) 눈덩이 처럼 불려버린 스토리라는 것을 알고, 믿음에 대한 배신감에 힘든 감정적인 고비를 맞이하면서, 그 동안 살아오면서 스스로 가지고 있던 가치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내용을 일종의 멘토로 삼고 살아가고 있다. 비지니스이던 인간관계이던 제일 중요한 것은 '도덕성', '진실성'과 같은 아주 기본적인 인성이라는 것이다. 상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대한 테크닉이나, 대화의 기술같은 것들 보다, 이런 기본적인 본성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알기 위해서는 상대를 바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다양한 상황에서 변화가능한 패러다임으로 상대의 진실성을 파악하는데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 과정이 거의 무시가 되는것 같은 상황의 연속인데, 과연 이런 가치관이 중국에서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서 다시 고민하게 된 것이다. 내가 믿고 있는 것이 이 나라에서는 정녕 쓸모없는 것인가?


그리고, 이런 고민이 끝을 맺고 완전한 가치관으로 자리잡게 될 때까지 오랜 시간이 흘러야 했고, 결국 그 계기는 굉장히 단순한 한가지였는데, 바로 필자가 직접 중국인과 대화를 하기 시작한 때였다.


즉, 깨닫기까지 굉장히 긴 시간이 걸렸지만, 필자는 7년이라는 시간동안 아예 중국인과 직접 대화하려는 시도를 않했던 것이고, 계속 통역을 통해서 내 생각만을 전달하고, 그들의 얘기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만 전해들으려 했던 것이다.


 나는 회사에서 모든 통역 직원을 내보내고, 내가 그들의 대화를 듣기 위해서 노력했고 전혀 중국어에 대한 지식 없이, 지금의 파트너와 중국어로 대화를 듣고 말을 더듬더듬하게 되면서, '신뢰' 라는 것을 쌓아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필자는 모든 만나는 파트너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그들과 대화를 하면서,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있던 가치관을 기준으로 올바른 파트너를 구분해 낼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나는 실패의 확률을 줄여가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


즉, 필자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중국에서 파트너를 찾기 위한 방식은,


그들과 대화를 하라는 것이다.


그것은 통역이 있거나 없거나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이 얼마나 그 중국인의 진심을 듣고 싶어하느냐,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전달하고 싶어 하느냐의 문제이다.


중국에 진출하려는데,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두려워 하지 말라. 당신이 짓는 표정과 행동, 말투 모든 것에서 상대에게 진심을 전달하려 노력하고, 상대의 진심을 듣기 위해서 끈질기게 노력할 준비가 되었다면, 그 때가 좋은 파트너를 만날 준비가 된 때이다.


당장 중국으로 뛰어들라.... 준비나 예습같은건 학교다닐때나 하던 짓이다.... 지금 세상은 남들보다 더 빨리 실수하고, 더 빨리 툭툭털고 일어나 나아가면 되는 격변의 시대다.




매거진의 이전글 추측과 경험, 일반화 그리고 띠댜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