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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ndon Chung Oct 30. 2015

왕복 2번 비행기값으로 내집마련

기레기들에게 제목 뽑는것만 배웠어요.

자극적인 제목을 써서 기레기들 흉내 내봤다. 실제 본 글의 최종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왕복 2번의 비행기값 정도만 있으면, 중국에 3년간 공짜로 살 수 있는 집과 사무공간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하는 여러가지 사업 중 하나를 잘 아는 독자라면, 이게 뭔 소린지 알아 들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브런치를 통해서 조금 더 개인적인 관점에서 글을 써서 상세한 내용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먼저, 오늘자( 2015년 10월 30일 )로 동아일보에 올라온 세대갈등 중 주택과 관련된 내용을 한 번 읽어보자.

http://land.naver.com/news/newsRead.nhn?type=headline&prsco_id=020&arti_id=0002888226


뭐, 이런 것들이 사실이던 아니던, 필자는 1녀를 두고 있는 입장에서, 한국에 집 한채 매입해 둔 것에 대해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 집 값이 더 오르면 오를 수록 당장에 이익은 없지만 왠지 좋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가 한국에서 군대를 필하였거나, 면하였다면, 그리고 여성분이라면 이 기회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그럼 가상의 인물 A를 통해서 서술해보겠다.



 나는 봉천역 부근의 보증금500에 월25만원짜리 방에서 살면서 판교에 위치해 있는 게임회사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다. 겨우 졸업한 대학의 등록금대출을 갚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갑', '을' 따위의 관계와 상관없이 '날 잡아 잡수시요' 라는 자세로 혼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게임 개발에 매진을 해왔다.


 그렇게 거의 1년을 버티며 영혼까지 털려갈 무렵, 그 게임회사는 개뿔 월 매출 100만원도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게임만 완성해둔 채, 다행히 GG를 치게 되고, A군은 자의와 상관없이 완벽한 자유의 세상으로 탈출, 아니 내쳐지게 된다.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이력서를 쥐어짜서 써 봤지만, 한 줄의 입사 및 퇴사 밖에 쓸 수 없었다. 그리고, 프로그래머로 근무 했었다면, 소스코드라도 남았을텐데, 가지고 있는건 마지막 프로젝트의 기획서 뿐. 망한 회사 대표는 이것조차도 포트폴리오로 유출하거나 하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엄포를 놓는 바람에, 맘대로 어디 보여주지도 못했다.


 하지만, 우주가 도왔다! 


 판교에서 몇몇 개발자 모임에 참석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던 사람인데, 중국 어디 시골 구석에서 왔다는, 지저분하게 긴 머리를 묶고 다니는 아저씨인데, 한국에 어슬렁 거리며 세미나 같은 것도 자주 하고, 주로 남들에게 빨간약과 파란약을 보여주면서 약을 판다는 브랜든이라는 아저씨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다. 

 이 님 왈, '리쉐이에서 공짜로 창업하세요!' 라는 내용의 메일인데,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도 내가 언젠가 술마시고 이 아저씨한테 쓸데 없는 몇몇가지 하소연을 메일로 보냈고, 꽤 시간이 지났는데 타이밍 좋게 연락이 온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과감히 바로 국제전화요금을 투자하여 친히 전화 문의를 해보기로 했다.


  A군 : "저기... 이제 갓 졸업하고 직장도 다닌지 1년만에 백수가 되버렸는데... "

  약팔이 브랜든 : "아~! 좋네요! 아무 상관없어요! 열정이 중요합니다. 열정이! 다른게 뭔 필요가 있나요? 그냥 오세요! 오시면 3년동안 묵으실 숙소와 사무공간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신체는 건강하시죠? 장기 망가진 곳이나 뭐 그런건 아니죠?"

  A군 : "아... 네. 몸은 야근을 많이해서 그냥 폐에 물이차고, 뭐, 그런 정도고요. 건강해요. 그런데, 조건이 보니까 회사를 설립해야 하던데요? 전 당장 집세 낼 돈도 막막한 상황이라서요...."

  약팔이 브랜든 : "아~ 최저 자본금 US$10,000 이상이면 됩니다. 천만원 조금 넘죠. 그리고, 이건 물론 어디다 돈을 내는게 아니구요. 본인 법인에 들어가는 돈이네요. 즉, 본인이 중국에서 쓰실 돈인거죠."

  A군 : "훔... 그런데 중국에 법인 설립하고 뭐 이것저것 하려면 비용같은게 들지 않나요?"

  약팔이 브랜든 : "아니요. 모든 행정 절차에 들어가는 비용이 무료에요. 일단, 그냥 믿고 세 가지 서류만 보내보세요. 어차피 돈 드는 것도 아닌데 뭘 망설이세요?"


 이 아저씨 말빨만 쎄서, 괜히 얘기하다가 더 말려들까 싶어 일단 대충 마무리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사실 나에게 특별히 부담이되거나 어떤 이상한 걸 요구하는건 아니었다.

 준비해서 보내라는 서류는 세 가지. '여권공증'과 '통장잔액증명', 그리고 중국어 '이력서' 였다.


 모두 흔히 이용하는 믿을 수 없는 소식통인 '네이버 지식인'을 통해서 알아본 결과 몇 만원이면 준비가 가능한 서류들이었다.

 훔.... 과연 이 세 개의 서류만으로 내 법인을 만들 수 있고, 3년간 숙소와 사무공간을 공짜로 받을 수 있을까?


 의구심으로 망설이는 동안, 어떻게 알았는지 약팔이 아저씨에게 전화가 왔다.


 A군 : "아~ 아직 갈지 말지 결정 못했어요. 좋은 지원 같긴 한데, 여기 친구들도 있고, 부모님에게도 물어봐야 하고..."

 약팔이 브랜든 : "하하. 네. 편하게 검토하시구요. 내용 보내실때 회사명도 원하시는것 같이 알려주세요. 아, 그런데 부모님에게 물어보셔야 한다구요?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A군 : "아~ 26 입니다. 따로 형제가 없어서 부모님을 제가 잘 모셔야 해서요"

 약팔이 브랜든 : "하하. 그렇군요. 따로 형제가 없어서 부모님을 잘 모셔야 하니까, 애인이랑 잠자리 하실때도 꼭 물어보고 하셔야 될 나이네요~ 고생하세요~"


 이렇게 약팔이 브랜든의 도발에 나는 과감히 중국에 넘어가기로 결정하게 된다.


 나는 일단, 명동에 있는 중국대사관 부근에서 여권 공증을 맡기고, 바로 내 주거래 은행이던 궁민은행에 갔다. 그리고, 거기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보이스피싱.. 아니, 이틀 정도만 돈을 빌려달라고 얘기했다.


 A군 : "엄마. 잠깐 뭐 은행에서 확인서류 받아야 할 게 있어서 그러는데, 천만원만 입금해줘~"

 엄마 : "..... 요즘 보이스피싱이 많다는데.... 암구호를 대라!"

 A군 : "닭털!XX!"

 엄마 : "오~ 아들 맞네. 응... 딱 이틀만 써야되"


 나는 입금되자마자 바로 잔액증명을 영문으로 발급받고, 이력서를 중국어로 번역하기 위해서 번역/공증 이라는 간판을 찾아 들어갔다.


 "이력서에 쥐뿔 쓴것도 없어서 번역양이 얼마 않되네요. 바로 번역 해드릴께요"


 그렇게 나는 일사천리로 서류를 갖추었고, 공증 서류를 발급받은 날, 바로 사본과 함께 회사명 "Naber"를 브랜든 아저씨에게 메일을 보내고, 알려준 주소로 원본을 모두 발송했다. 물론, 엄마에게 빌렸던 천만원도 안타깝지만 다시 되돌려 드렸다.


 브랜든 아저씨 :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1개월 정도면 법인 설립이 진행되구요. 서류 뭉텅이가 도착할텐데, 거기서 사인할 부분에 모두 사인하셔서 보내시면 됩니다."


 그 이후, 나는 중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게임 디자이너였던 나는, 함께 갈만한 다른 개발자가 있을지 물어보러 다녔다.


 B군 ( 아티스트 ) : "중국? 거기 잘못 갔다가 장기 팔리고 그러는거 아냐?"

 C군 ( 디자이너 ) : "아~ 너 그 브랜든이라는 약장수 만난거냐? 그 아저씨는 뭐가 남는다고 그렇게 한국 사람들을 데리고 간데냐? 사기꾼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던데~. 난 됐당."

 D군 ( 프로그래머 ) : "장난하냐? 나 프로그래머야."

 E군 ( 장사꾼 ) : "오~ 좋은데? 너 거기가면 우리 가게 화장품이나 좀 가져가서 팔아라~ 난 갈생각 없음."

 F군 ( 무직 ) : "오~ 갈 수 있지. 거기 가면 월급도 주고 밥값도 준데?"


 그래. 혼자 가보자. 어쩔 수 없이 또 불안한 마음에 약팔이 아저씨에게 전화를 했다.


  A군 : "저... 죄송합니다만... 제가 게임 디자이너인데 혼자 가서 뭘 할 수 있을까요?"

  브랜든 아저씨 : "하하. 혼자서 할 수 있는것 많죠! 게임 개발도 하고, 게임 디벨롭먼트도 하고, 게임도 하고, 게임 제작도 하고, 게임 만들기도 하고~~"

  A군 : "게임 만들고 싶죠... 그런데 기획자라니까요.. 기획자 혼자서 어떻게 해요."

  브랜든 아저씨 : "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여기에 이미 오신 분들도 찌질.. 아니, 열심히 혼자 개발하시는 프로그래머들도 많이 있구요. 디자이너 필요로 하는 중국업체들도 많아서, 여러가지 사업적으로도 기회가 되실꺼에요~!"

  A군 : "엇? 그럼, 당장 뭔가 돈이 될만한 것들도 할 수 있을까요?"

  브랜든 아저씨 : "하하. 물론이죠. 아웃소싱으로만 먹고산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일단 오셔서 다른 한국 분들과 협력할 수도 있구요. 저희 링타이거에서 여러가지 아웃소싱을 진행해야 할 부분도 있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으실꺼에요~"


 그래서, 일단 중국에 들어가게 되면, 게임디자인 관련된 외주 업무를 주로 수주해서 처리하면서, 천천히 그 곳의 다른 업체들과도 협력하면 되겠다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법인 설립 서류!!!


 수십 페이지 분량의 중국어로 된 서류는, 무슨 용도인지 전혀 알 수 없었고, 일단, 사인하라고 표기된 부분에만 사인을 하고, 다시 택배로 발송했다.


 그로부터 2주 후, 나는 중국에 내 소유의 법인이 설립되었다는 결과를 통보받게 된다.


 헐! 한국에서 겨우 생활하며 다음 기회를 보고 있었는데... 그냥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내 회사가 중국에 생겨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약팔이 아저씨에게 전화가 왔다.


 브랜든 아저씨 : "수고하셨습니다! 법인 설립 완료 되셨구요. 지금부터 중국에서 사업 진행하시는것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실제 묵으실 숙소와 사무공간을 배정 받으시려면, 중국에 오셔서 비자를 받으셔야 하니까요. 그 때, 실제 자본금을 납입하시면 됩니다~"


 훔..... 법인은 서류상으로 생겨났지만, 어찌되었던 내가 직접 들어가서 살 집과 사무 공간을 배정받아야 하기에, 자본금을 내 법인에 입금해야만 하는 상황이 생겼다.


 나는 일단 예상할 수 있듯,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A군 : "엄마. 나 중국에 회사 차렸는데...."

 엄마 : "그럼 나는 실리콘벨리에 회사 차렸다 이눔아"

 A군 : "농담 아니고.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중국 대륙에서 펼치기 위해서, 어쩌구 저쩌구 이러쿵 저러쿵, 그래서 자본금을 내 회사에 넣어야 해"

 엄마 : "그럼, 그 천만원을 중국 떼놈들에게 주는거냐?"

 A군 : "아니! 내 회사에 입금하는 거라고. 그 자본금으로 내가 중국에서 사업하면서 밥값하고, 생활비로 쓰는 거라고."

 엄마 : "아... 결국 아들래미가 쓰는 거구나. 알았어, 입금은 오늘 하고 이자는 연이율12.5%로 하자"


 그렇게 엄마에게 빌린 돈을, 잔액증명을 받았던 내 한국 계좌에서, 중국의 내 법인 계좌로 입금을 하고, 중국 항저우로 날아가는 비행편을 예약했다.


 브랜든 아저씨 : "하하. 항저우 도착하시면 모시러 갈께요!~"


 나는 중국에 대해 전해 들었던 각종 루머를 토대로 최대한 많은 호신용 무기들을 챙겨 날아갔다. 그리고, 공항에서 약팔이 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이 아저씨 처음 봤을때는 지저분하고 좀 의심이 가는 행색이었는데, 이럴수가!

 시간이 꽤 지나서 그런지, 여전히 지저분하고 의심이 가는 행색이다.


 브랜든 아저씨 : "하하! 수고하셨어요! 이제 바로 리쉐이로 가실 시간이에요~!"


 나는 항저우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리쉐이시로 이동하는 버스를 타고 세시간반을 급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리쉐이에서 한국인 숙소에서 대략 10일 정도를 머물면서, Z비자 처리를 위해서 신체검사와 사무 공간을 좋아하는 곳으로 배정하고, 여유시간이 있을 때마다, 주변의 숙소로 사용할 주택들을 알아보고 다녔다. 나는 특별히 이 곳에 있는 교육대학의 재학생들이 주로 머무는 곳 주변을 알아보았고 ( 절대 여대생들 때문은 아니다! ), 좋은 곳을 봐둔 후, Z비자를 받기 위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한국에서 중국 대사관에 Z비자 관련 서류(리쉐이에서 받아온)를 모두 제출하고 최종적으로 Z비자를 받게된다.


 이 과정까지 내가 썼던 비용은 왕복 1회 비행편 비용과 공증, 비자 처리 비용 10여만원이 전부. 그리고, 물론 엄마에게 빌렸던 천만원의 이자??


 이제 나는 중국에서의 생활을 위해서 브랜든 아저씨가 알려준 몇가지 팁 ( 중국에서의 겨울을 보내기 위한 각종 장비, 일하는 시간보다 넘치는 여가를 활용하기 위한 각종 취미에 필요한 아이템들 )을 위한 물품을 구입하고, 3년간 중국에서 뭔가 이루어 보겠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과감히 편도 비행편을 끊어서, 리쉐이로 들어가게 된다.




 가상의 인물이라고 하긴 좀 뭣한.... 지인 중 한 명을 예로 들어 간단히 과정을 서술해봤다. 

오랜만에 소설같은 느낌으로 글을 쓰니 재미있네...

지금 한국의 젊은이들, 그리고 스스로 안정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기성세대들 모두에게, 가보지 않았던 지역, 특히 해외로 생활 무대가 바뀐다는 것은 많이 망설여지고, 부담이 되는 결정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런 기회. 그리고, 한국인들을 위한, 각 개인 한 명에 대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경우는 오직 지금 뿐일 것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한국에서 도피하는 것도 아니고, 국적을 버리는 것도 아니며, 친구들을 배신하는 것도 아닌, 오직 새로운 기회를 위한 아주 작은 노력일 뿐이다.


 파이팅~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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