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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ndon Chung Oct 06. 2015

자~ 고르자! 투자자 유형!

중국 항저우/상하이의 주요 투자자 유형 모음

 일단 간단한 리스트업에 앞서, 여기서 얘기하는 투자자란 VC나 투자 심사역 등을 하는 이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런 업무를 하시는 분들의 능력을 높이 사지만, 적어도 이 분들은 자신의 선택 및 결정 등에 대한 제약된 책임과 혜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요구 사항 및 대응 방식이 어느 정도 상식선이 있기에 궂이 서술하지 않겠다.


 앞으로 얘기할 투자자 유형은, 대부분 스스로 결정권한을 가지고 투자처를 알아보는 이들로서 항저우/상하이에서 주로 필자가 경험 했거나 지인들인 경우를 기준으로 구분한 것임을 참고 바란다.


최초 투자처 접근 방식


Type A. 솔리드 스네이크 타입

 ; 거의 지인들 빼고는 어느 정도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모르는, 은둔형 투자자이다. 이 유형은 특히 나대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외부 투자 설명회 같은 곳 보다는 지인을 통해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며 투자처를 물색한다. 또한 주로 자신의 근거지보다는 투자처의 회사나 다른 장소에서 만나는 것을 선호한다.


Type B. 넘치는 돈 복 타입

 ; 닥치는 대로 투자하는 타입으로 보통 첫 미팅 자리에서 바로 투자 확정을 지을 기세를 보이기도 한다. 투자 이력을 보면 정말 모든 분야를 가리지 않고 투자하기도 하는데, 한국에서 이런 유형을 만나면 보통 사짜로 오해하기 쉬울 정도로 행동한다. 가령 돈 쌓아놓고 찍은 사진을 자랑한다던가 하는.... 물론 사람이 나쁜건 아니니 오해하지는 말자.


Type C. 재벌 2세, 3세 타입

 ; 최신 트렌드에 대해서 민감하고, 자신들의 백그라운드에 대해서 자신감도 가지고 있다. 주로 남들이 투자를 꺼리는 소셜이나 O2O 등, 중국어로 후롄왕이라고 하는 ICT 사업에 주로 투자한다. 젊고 똑똑한 친구들도 많고 의외로 고집이나 아집은 없는 반면, 우유부단한 면이 있는 편이다.


Type D. 쉐도우 타입

 ; 이런 유형의 접근 형태를 가장 많이 보이는데, 은둔형이라기보다는 다른 잘나가는 투자자 주위에서 해당 투자자가 결정하는 방향으로 투자하는 타입이다. 즉, 굉장히 의존적으로 보이는데, 주로 여러명의 투자자가 모여서 만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꼭 한 두 명은 끼어있다. 나름 투자리스크를 최소화 하는것을 중요시 하는 타입이라 할 수 있다.


투자 세부 협의 방식


 Type A. 회신 없는 자

 ; 사실 어떤 투자자이던 중요한건 지속적인 팔로업이다. 그런데 굉장히 바쁜 투자자들은 수많은 투자처에 대한 정보를 모두 정리해두지 않는다. 특히 이쪽 지방에서 주로 회신이 없는 자는 대부분 하나의 이유이다. '까먹어서' 이다. 예상하듯이 심사숙고나 거절의 의미가 아니라 정말 까먹는 경우에 회신을 못한다. 절대 겁먹지 말고 적극적으로 팔로업 하되, 너무 귀찮을 정도 (매일 전화를 건다던가 하는 테러) 보다는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지속적으로 팔로업하자.


 Type B. 빠른 사랑 타입

  ; 초반에 마치 당장 투자할 것처럼 타오르는 분들이 있다. 이 경우 최대한 빨리 원하는 내용을 준비해주자. 만약 본인이 원하는 답을 얻은 경우 빠른 회답을 해줄 수 있는 타입이다. 하지만, 종종 A타입과 섞여 있는 경우도 있다. 초반에 적극적이다가 갑자기 연락이 뜸해지는 경우. 이 역시도 적극적으로 주도적으로 팔로업하자.


 Type C. 엔트 타입

  ; 반지의 제왕의 나무 정령인 엔트 같은 느린 스타일이다. 계속 관심을 가져주는데 도무지 진척이 없어보인다. 이 경우에는 물론 투자자가 많이 바쁜 경우도 그렇긴 하지만, 정말 관심 가는 다른 프로젝트를 먼저 결정하기 위해 뒤로 미뤄놓은 경우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A타입과 달리 현재 진행하는 사업의 진척 수준에 변화가 있을때마다 보고하는 형식으로 꾸준히 관계를 맺어가자. 그리고 점점 이 사업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짐을 지속적으로 어필하자.


Type D. 좋아 좋아만 외치는 투자자

  ; 계속 어떤 조건이던 좋다고 빨리 하자고 하는 투자자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무조건 투자 계약서부터 밀어넣을 것. 그 후에 위의 3가지 타입 중 하나로 나뉜다.


투자 협의시 중요 : 함부로 패를 던지고 판을 엎지 마라. 투자자를 만났다는 것 만으로 당신에게 기회의 밧줄이 내려온 것이다. 어떤 줄은 온 몸을 실으면 끊어져 떨어져 버리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러면 어떠한가? 달도 쓰도 않한것보다 낫다. 질질 끄는 투자자에게는 결단을 위한 총을 쥐어줘라. 결단할 준비가 되어 있는 투자자에게는 정확히 심장에 쏘도록 표시를 해줘라. 그래도 결정 못하는 투자자는 내팽겨치는게 아니라 당신의 친구로 삼아둬라.


투자 결정 방식


Type A. 기업 가치 평가 타입

  ; 기업의 매출, 사업 범위, 비지니스 모델 등을 판단해서 현재 가치를 기준으로 투자하는 형태. 미래 가치를 판단할 줄 모르기 때문에 현재 가치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타입의 투자자로부터 투자 유치가 되려면 굉장히 현실적인 가격에서 지분 협상을 하게 된다. 물론 PF방식이 좋을 수도 있지만, 욕심은 누구나 있기에 보통 지분 투자로 결론 내려 한다.


Type B. 사주팔자 타입

  ; 기업 주체인 당사자의 사주팔자, 손금, 관상 등으로 결정한다. 투자 관련 협의의 내용 중 이 내용이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이 되는 경우로, 좋은 사주를 가지신 분에게 유리함. 왠만큼 좋은 조건이 아니라면 나쁜 사주가 나오면 뒤집기 불가.


Type C. 돈 놓고 돈 먹기 타입

  ; 전체 기업 정보를 보고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를 산정해서 자신이 투자한 금액을 대략 몇 개월 후 어떻게 매각 할 수 있는지 기준이 있는 투자자이다. 보통 대규모 자금을 굴리는 경우로 경영자의 도덕성을 주로 평가하려하고 나머지는 크게 이상한 사업만 아니면 성사가 된다.


Type D. 감성형 타입

  ; 자주 만나서 신세 한탄과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감동해서 투자.



이렇게 리스트업을 해봤다. 물론 모두 지인들의 실제 성향 및 자신들이 나에게 얘기해 준 방식들이다.


한국에서 이런 투자자를 만나본 경험은 없기에 확언할 수는 없지만, 중국에서는 투자자를 만나는 일이 훨씬 즐거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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