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에 가장 특이했던 신고식
이력서 경력란이 채워질수록 취업은 쉬웠다. 나는 '이 업계에 탑이 되겠어'라는 당찬 포부도 없었고, 나만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싶은 야망도 없었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대감집 정규직 노비를 노리는 사람들에 비하여 쉬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 일자리는 '상암동'이었다. 각종분야에서 널리 성공신화를 써 내려가는 대기업이었다. 물론, 정규직은 아니고 이번에도 파견직이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구내식당이었다. 여러 회사들을 다니면서 많은 구내식당을 이용해 봤지만, 이곳이 단연 1등이었다. 뭘 먹을지 고민할 필요 없이 잘 차려지는 음식들, 거기다가 가격도 저렴했다. 워라밸을 위해 선택한 파견직근무였지만 야근을 하는 날이면 딱히 야근수당을 받지는 못해도 석식은 공짜였다. 밥은 공짜요, 종종 문화생활에 관련된 비싼 티켓들도 공짜로 직원들에게 지급해 주는 아주 복지가 좋은 회사였다. 단순히 비싼 티켓을 줘서 좋았다기보다는 내가 문화생활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것을 남의 돈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겐 큰 복지였다. 거기다가 1인 1매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생색내기 좋게 여러 장을 준다는 것이었다.
이쯤 회사 자랑은 그만하고, 맛있는 밥도 주고 문화생활도 시켜 주는 회사를 단 8개월 만에 때려치우고 나와야 했던 이야기를 한번 해보려고 한다. 내가 근무했던 부서는 이 회사의 주력은 아니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음악 저작권사업을 위해 타 회사를 통째로 인수한 부서였다고 한다. 어쩐지 단순히 회사동료라고 하기에는 팀에 대한 끈끈한 동료애가 느껴졌다.
출근 2일 차, 점심시간이었다. 나는 미어캣모드가 되어 굶주린 배를 붙잡고, 동료들을 살폈다. 나를 빼고 모두 분주한 모습이었다. 나와 한 살 차이인 옆 자리 직원에게 오늘 무슨 일이 있는지 물었다.
"오늘 무슨 일 있어요? 점심 먹으러..."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