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명은 내가 고른다.
어떤 날은 너무 힘들어서,
내 선택을 대신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에 버틸 힘이 없어 무너지기 직전에
점집을 찾았다.
용하다는 곳을 찾아가 점을 봤고,
길 가다가 마주치는 타로집을 들렸다.
늘 내가 듣고 싶은 말은 한 가지였다.
지금은 힘들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 좋아질 거라고
괜찮아질 거라고.
지금은 내가 어쩔 수 없이 힘들어야 하는 시기라고,
이 모든 게 정해진 운명이라고.
그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이상하게 힘이 났다.
내 문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운명의 탓으로 돌릴 수 있었다.
물론, 좋은 이야기만 들었던 건 아니었다.
나쁜 이야기를 들으면,
그거에 얽매이지 않고 좋은 것만 골라 들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문제가 생기면
나 스스로 타로카드를 보고, 좋은 카드가 나올 때까지 계속 뽑는다.
나름 뽑을 땐, 핑계를 만든다.
처음 뽑은 카드가 별로면,
'아, 나도 원래 이 카드 별로 뽑고 싶지 않았어.'
정신승리를 하고 다른 카드를 뽑는다.
다음 카드도 마음에 안 들면,
카드를 섞고 다른 카드를 뽑는다.
나에게 '괜찮다'라고 말해줄 카드가 나올 때까지.
어찌 보면, 내가 나를 믿지 못해서
타로 카드에게 내가 듣고 싶은 말을 대신 부탁한 것 같다.
내가 틀리지 않았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며,
그러니 나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것.
결국, 내가 바랐던 건 단 하나였다.
괜찮을 거야. 지금은 그럴 수 있어.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지나갈 거야.
그러니 지금의 슬픔도,
어쩌면 나에게 꼭 필요한 운명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누군가의 말에 기대어 버티던 나는,
어느새 내 안의 '나'에게도 조용히 말을 건네고 있었다.
내 운명이 나의 손에 있다는 걸, 조금씩 믿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