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빛나는 것

어둠을 좋아하던 친구이야기

by 해다니

나는 해가 길어지는 여름을 좋아했고,

친구는 밤이 길어지는 겨울을 좋아했다.


해가 길어지면

시간을 더 길게 쓸 수 있는 것 같아서 좋다는 나.

밤이 길어져야

비로소 여유가 찾아온다는 친구.


뻥 뚫린 밤의 올림픽대로를 달리며 친구에게 물었다.

"밤이 왜 좋아?"


친구는 말했다.


어둠이 찾아오면, 불필요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마음이 편하다고.


낮에는 인생에 불필요한 것들이

자꾸 눈에 들어와

시선을 분산시키고, 선택과 집중이 어려워진다고 했다.


며칠 전, 비슷한 이야기를 콘텐츠에서 들었다.


정리되지 않는 방에 들어가면

그 방이 원래 어떤 공간이었는지

눈이 먼저 인식하지 못한 채,

뇌가 먼저 피로해진다는 내용이었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우리가 알아야 할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 때,

우리는 피로감을 느끼고 선택이 흔들린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순간,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와 선택지가 늘어난다면

의미 없는 것에 매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마냥 밝은 낮을 좋아했다.

밝고 환한 곳이 당연히 좋은 선택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어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꼭 해가 길어져야 좋은 건 아니구나.


나는 그동안

너무 많은 걸 알려고 애쓰고,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걸

원하며 힘들어했던 건 아닐까?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가끔은 빛을 피해 어둠을 찾아야겠다.


어둠에서 빛나는 그것이

진짜 나의 선택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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