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잠깐의 알바생활
무대 위에서 아무리 화려한 퍼포먼스를 하고 있어도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온통 머릿속에 어떻게 저 사람 차 안에 있는 내 가방을 가지고 나올 수 있을지 생각뿐이었다. 현실적으로는 정말 방법이 없었다. 친한 사람도 아니고, 옷 어딘가에 숨어있는 자동차 열쇠를 찾는 방법은 몸수색뿐이었으니까.
"왜? 재미없어?"
눈치 없는 저 사람은 나의 표정을 살피며 공연 감상평이나 묻고 있었다. 재미있을 리가 있나. 몇 번 이야기도 나눠보지 않는 사람과 일방적인 '데이트'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것을 정녕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여성분들은 이런 데이트를 하며 '어머어머 너무 좋아요~ 행복하네요. 우리 사귀어요.'라는 반응을 보였던 것인지 궁금했다. 시간이 흐르고 공연장에 불이 켜졌다. 사람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날렸다. 환호하는 사람들 틈으로 나는 재빠르게 객석을 벗어났다.
"공연은 봤고, 이제 집에 갈까요?"
"밥 먹어야지. 나는 배고픈데."
"제가 곧 여행을 앞두고 있어서, 다이어트 중이라서요."
다이어트 중이라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내가 단기알바를 하면서 돈을 벌었던 이유는 싱가포르에 놀러 가기 위해서였다. 한 번 사는 인생 비키니는 입어보고 싶잖아~라는 마음으로 운동대신 극단적인 굶기를 택했던 어리석은 시간이었다.
"지금 같이 밥 먹기 싫다고 거짓말하는..."
"아, 진짜로 친구랑 여행 가려고, 같이 다이어트 중이에요."
"그럼, 오늘 하루만 밥 먹어."
"이틀뒤면 출국이라서요."
"그럼 내가 먹는 거 앞에서 구경만 해."
그는 강압적이었다. 물론, 지금까지의 상대방이 단 한 번도 강압적이지 않은 태도를 유지한 적도 없지만, 이번에는 건네는 말투가 부탁의 어조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단호한 말투였다. 그의 태도에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저번에 그 사장도 그렇고 앞에 사람이 앉아 있어야만 밥을 먹는 것인가.
"구경이요?"
"피자, 파스타, 칼국수? 아니면 고기가 좋으려나? 00 씨 명동 근처에서 학교 나오지 않았어? 여기 뭐가 맛있어?"
"학교가 여기 근처였던 건 맞는데, 저는 늘 학교 근처에서 떡볶이만 먹었어서..."
"아, 그래? 역시 학생 때라 돈이 없나? 내가 사줄 거니까 먹고 싶었던 거 한 번 골라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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