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 맞춰 정리하며 말하는 연습을 하라.
"할 말은 생각나는데 어떻게 말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어요"
"어디서부터 말해야 되는 거죠?"
단어를 모르거나 어휘력이 떨어져서 말을 못 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대략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알고 있지만 그것을 정리해서 말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그렇게 정리해서 말하는 것이 말을 잘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 자신의 생각이나 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리해서 상대방이 알기 쉽게 말하는 것이 스피치의 핵심이다. 그러나 딱히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장황하게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고 간단하게 결론만 말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굳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규칙을 말하자면 '서론 본론 결론'이나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정도다. 언제나 이 규칙에 맞춰서 말을 할 필요는 없으나 말하기에 심한 콤플렉스가 있다면 '틀에 맞춰 정리하기'는 꽤 유용하다. 그중에 '이유 말하기'는 단연 으뜸이다.
아래의 방법을 이용하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 감을 못 잡던 분들은 아마도 말하기의 새로운 세계에 눈이 뜨일 것이다.
첫째. 이유 말하기
이유를 말하다 보면 뇌에 말의 길이 생긴다. 콩나물시루에 물을 부으면 물은 밑으로 다 빠지지만 콩나물이 어느새 쑥쑥 자라듯, 또한 사람이 계속 다니면 길이 나는 것처럼 한 가지 생각이나 행동을 반복하면 뇌에 길이 생긴다. 길이 생기는 때부터 말하기가 한결 쉬워지게 된다. 예를 들어 이유 말하기나 일상적인 답변에 힘들어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음식이 뭐예요"라고 물어보면 한참을 머문 거린다. 좋아하는 음식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떤 걸 말해야 할지 몰라서이다. 상대의 눈치를 봐서이기도 하고 실제로 자신이 어떤 것을 확실하게 제일 좋아하는지 몰라서이기도 하다.
이 말은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이다. 확신이 없으면 이유도 없다.
설령 "짜장면요"라고 대답했어도 "왜 짜장면을 좋아해요"라고 물어보면 아이나 성인이나 한결같이 "그냥요"라고 말하기 일쑤다.
그러면 나는 "맛있어서요라던가 달콤해서요 라는 말이라도 이유를 말해봐요"라고 주문하면 꼭 이유가 있어야 되나 라는 표정으로 마지못해 "맛있으니까요" 등의 대답을 한다.
둘째. 이유 하나씩 덧 붙이기
억지로라도 이유를 말하면 일단 성공이다. 스피치 실력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생각해 보아라 대부분의 말하기는 '이유 말하기'의 연속이며 깊이 있는 대화나 철학적인 사고로 이어가는 것이다.
이유를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의지에 확신이 있다는 것이며 '제가 두부를 좋아하는 이유는 부드럽고 영양가가 많기 때문입니다'처럼 한 가지 이유만이 아닌 이유를 늘려 나가는 것은 곧 생각의 확장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말을 잘하려면 이유를 하나씩 덧 붙여 늘려 나가거나 그것에 대한 정의를 붙여주는 것도 좋다.
셋째. 정의하는 습관
만약 '웃음은 에너지다' '남자는 힘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생각을 한 단어로 정의하는 습관은 스피치 스킬을 향상하고 말할 거리들을 마련하는데 필수적이다.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고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떤 상황이나 판단에 대한 말을 할 때에 자신만의 근거나 이유가 되기 때문에 설득력을 얻게 된다.
넷째. 자신의 생각에 상황을 붙여라
스피치 개인 코칭을 받는 분 중에 강사들의 강의를 보고 즉석에서 평가를 해야 하는 직위에 있는 분이 오셨다. 이 분이 어떻게 평가의 말을 하는지 들어본 후에 여쭈었다. "선생님... 선생님의 장점... 좋은 점 세가지만 말씀해주세요" 잠시 머뭇 거리시더니 확신에 차서 말씀하셨다. 방금 강의 평가의 예를 말씀하실 때와는 눈빛과 말투가 달랐다. 더욱 확신에 차 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한다'
'하면서 더 잘할 수 있도록 늘 고민한다'
'결과, 성과를 낸다'
이 세 가지는 이 분이 누 구보다고 확신하고 자신이 잘한다고 생각하고 또한 좋은 점이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를 이용해서 평가의 말을 한다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설령 강의평가를 낮게 줄 수밖에 없는 교수에게도 그리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할 수 있다.
"방금 강의해주신 ***교수님의 강의 잘 들었습니다. 순간순간 열정적으로 열심을 다해주신 것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더불어 자료의 내용면에서도 고민하는 흔적이 엿보여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너무 주입식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보니 공감대 형성에서 미흡하지 않았나 해서 결과적으로는 성과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잘 하셨는데 마지막 부분을 조금 보완해서 다음에 한 번 더 모의 강의를 진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떤가? 평가를 하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나 설득되고 깔끔하지 않은가... 이렇듯 정의를 해서 생각을 한 줄로 정리하는 습관은 말하기 능력 향상에 지대한 효과를 거둔다.
말로 하는 모든 것 / 말과 사람에 관한 연구소
양재규 스피치 아카데미 양재규 원장
스피치 코칭/ 소통 강의/ 에니어그램/ 심리상담
저서: 당신만은 행복하라 [사람 살리는 말하기 수필집]
유머능력자 따라잡기 [유머 능력자 만들기 교재]
바른아이 vs 밝은아이 [말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자녀 양육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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