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관계를 이어가게 하는 끈은 말과 신뢰다. 모든 사이에 대화가 없다면 그 관계는 죽은 관계고 신뢰가 없다면 더 이상 지속할 이유가 없는 관계다. 우리는 저마다 타고난 기질이 있으며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자신을 바라보는 눈과 사람을 대하는 각자의 태도 방식이 존재한다. 한 사람의 행동 양식을 결정짓는 대부분은 부모의 양육태도 이외에 가정 내에서의 대화와 신뢰의 양과 질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받은 것이 없으면 줄 것도 없다'.
부모의 다정다감하고 관심 어린 눈빛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인정받고 자란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자라며 상대를 대할 때도 정감이 있고 믿음직스럽기 마련이다. 그러나 모두가 행복하고 평온한 양육을 받으며 자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받은 것이 없으니 줄 것도 없지 않으냐며 당신의 가족에게도 어찌해야 할 바를 알지 못한다고 그대로 있다가는 당신과 똑같은 한 사람이 또 다른 가정을 이루어 밋밋하게 살아갈 것이다.
받지 못했더라도 배우고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상대의 마음을 알아주려고 하는 진정성이 있다면 통한다.
마음을 알아주면 통하는 것이다.
부부지간이나 부모 자식 간에 대화가 없다면 그 가정은 건강한 가정이라 말하기 곤란하다. 양반 집안이고 가풍이 대대로 과묵한 사람이라 말 수가 원래 적어서 가족 간에 입을 굳게 다물고 지낸다면 한시라도 빨리 입을 열어라.
남자가 입이 무거워야 한다면 생각을 바꾸어라.
밖에서도 그러라는 말이 아니다. 적어도 가족에게는 말을 아끼지 말라는 말이다.
밖에서도 말을 많이 하는데 집에서까지 가족끼리 시시콜콜 말을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단언하건대 말을 하라. 시시콜콜 쓸데없는 말이라 생각되는 것이라도 좋으니 아내의 눈을 보고 자식의 얼굴을 보고 말하라. 그러면 그 말을 듣는 상대는 아빠가 남편이 자신에게 관심이 있고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것이 가정을 신뢰와 사랑으로 화목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그만큼 인간관계에 있어서 말과 신뢰는 관계의 질을 결정하는 척도이다. 부부 사이와 부모 자녀 사이는 익숙하고 편하고 가깝기에 소홀하기 쉽고 사회에서의 인간관계와 다르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착각이다. "가족인데 뭐 그런 것까지 시시콜콜 말해야 되나" "집에선 좀 쉬고 싶은데 집에 와서까지 말해야 되나요" "아내한테 자식한테 말한다고 해결해줄 것도 아닌데 말하면 뭐해요"
"아내가 자식 키우는 거며 집안일을 다 잘 알아서 해주니 딱히 제가 뭐 할 말이 없어요. 잘하고 있는데 괜히 말하면 참견하는 것 같아서 말 안 해요"
"아이들은 이제 다 커서 내가 뭔 말하려고 하면 잘 안 들어요. 그리고 지들이 알아서들 하니까 굳이 말할 것도 없어서 귀찮아할까 봐 말 안 해요"
이런 유형으로 말하는 분들에게 요즘 유행하는 노래 제목으로 대답을 대신하겠다.
'그건 니 생각이고'....,..
처음 간 모임이라 어색해하는 당신에게 누군가 말을 걸어오고 친절하게 안내해준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생각해보면 답이 보인다. 그 사람은 당신에게 친절하고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사람에 따라 자신이 관심받고 있고 사랑받고 있다는 것이 대해 느끼는 방식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가슴과 얼굴을 자신에게 향하고 밝은 얼굴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을 싫다고 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가족은 익숙하다 편하다 그래서 소홀하기 쉽지만
가족이 우리의 힘이다. 부부. 부모 자식 간에 대화의 양은 행복감과 비례한다. 혼잣말이 아니라 일방적인 말이 아니라 길을 제시하는 말이 아니라 감정을 교류하는 대화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느껴진 행복감은 살아갈 에너지원이 되어 대인관계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나의 점이 모여 선을 이루듯이 가정에서의 대화와 신뢰를 기반한 행복감은 한 사람의 인생을 건강하게 하여 정신건강에 할애되는 사회적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남편이 아내에게 회사에서 있었던 시시콜콜한 이야기하고 일주일의 스케줄을 공유하며 어떠한 문제에 대해 당장 해결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교환하고 서로의 마음을 공감해 줄 때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다.
남자들은 여자가 어떤 문제에 대해 말을 할 때 해결중심의 대화를 하며 그 문제를 정리하여 답을 주려한다. 그러나 여자는 그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에 동조해 주고 자기 마음을 공감해 달라는 것이지 해결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냥 곁에서 들어주고 공감해주면 그만이다. 아내도 여자다. 해결 중심의 대화를 하는 남편들이 간과해서 안 되는 것은 아내는 남편보다 현명하다는 것이다. 자녀들에게도 지시적 표현이 아닌 마음을 공감해주고 인정의 언어를 사용하면 관계는 좋게 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인정받고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자란 자녀는 설혹 다른 길로 갔다 하더라도 돌아오며 대개는 건강하게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공감해준다는 것은 상대를 인정하고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이다. 나아가 공감 대화법이라 함은 상대의 마음 상태를 알아주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자신의 마음을 공격의 언어가 아닌 사실만을 그대로 내어놓고 대화하는 것이다.
아내가 오늘 하루 힘들었다고 말하면 정말 수고했고 당신이 있어서 든든하다고 말을 해주어라. "말을 꼭 해야 아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