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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통 스피치 Dec 19. 2017

스피치, 한 걸음 더 /
인사말. 건배사 편

건배사나 인사말은 그 사람의 품격이다

요즘 스피치 코칭을 받으시는 분이나 받았던 분들의 요구 중 최대는 단연 연말 회식 때 할 인사말이나 건배제의 내용이다. 전화나 문자로 물어 오실 때 멘트도 한결같다. "원장님. 짧으면서 임팩트 있는 멘트  뭐 없을까요?"

이런 요구를 받을 때면 내가 그동안 뭘 가르쳤나 답답하고 누구 말처럼 내가 이러려고 스피치 코칭을 했나 자괴감이 든다.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하여 알아듣게 말하는 것이 스피치인데, 그야말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면 되는데 그 마음과 분위기와 상황을 내가 알 길이 없는데 무엇을 알려달라는 것인가.

당장 발등에 불이니 끄고 보자는 심정으로 물어 오는 건 이해가 가나 인사말이나 건배제의 멘트는 그 조직이나 단체의 상황이나 그 당시의 분위기를 알지 못하고 웃기는 말이나 구구 팔팔이 삼사 같은 말을 했다가는 말 한 사람이나 청중이나 서로의 수준을 심대하게 격하시키는 것이라 생각되어 조심스럽다. 일단 나는 건배제의로 진달래, 오징어, 재건축 등의 줄임말 등은 권하지 않는다. 이런 말은 무슨 뜻인지 이야기하며 흥을 돋우거나 일단 마시자 하며 왁자지껄 재미있게 보내길 원하는 또래나 동료들에게는 재미있고 심플하며 위트가 넘치고 좋으나 인사말이나 건배제의의 품격을 원하는 리더나 지긋한 분들께는 권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누구나 사용 가능하면서 깔끔한 건배제의 하나 제안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자.

"다 같이 잔을 채우시고 요즘 다들 영어 잘 하시죠? 제가 영어로 건배제의를 하면 여러분도 영어로 화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 잔을 높이 드시고 다 같이 원 샷!!"

그러면 좌중은 한바탕 웃음이 터지고 "원 샷" 하면서 깔끔하고 임팩트 있게 마무리된다.


품격 있는 인사말과 건배제의에 관한 분명한 나만의 코칭 원칙은 '마음의 온도가 느껴지는 긍정언어'다.

말에는 힘이 있어서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에 에너지가 흐른다. 부정적인 단어는 부정적인 에너지가 흐르며 말하는 이와 듣는 이 모두의 에너지 레벨을 떨어뜨리고 긍정 적적인 단어는 희망과 관심이 흐르며 좋은 호르몬이 분비되게 하며 뇌를 상쾌하게 감동시킨다.

송년회 인사말을 코칭받으러 오신 중견 건설회사 상무분의 멘트를 예로 들어 설명하겠다.

"오늘 이렇게 다 같이 얼굴 보니 반갑고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사장님께 먼저 감사드리고

올해 고생들 많이 하셨습니다. 내년에도 고생들 많이 해주시고 저도 같이 고생하겠습니다. 자 다들 잔들 채우시고 파이팅 한 번 합시다. 파이팅"


이 멘트를 송년 회장에서 들었다고 생각해 보자. 어떠한 마음이 드는가.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나는 코칭하는 입장이라 이 멘트를 바로 앞에서 들었다. 듣고 난 후 나는 이 분의 회사 사람이 아닌데도 힘이 빠지고 올해 엄청 고생했던 장면들이 떠오르는 것 같았고 좀 오버해서 말하면 이 말을 들은 직원들은 자신이 이 회사 주인까지는 아니더라도 늘 고생하며 일만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것 같고 술맛도 없을 것 같았다.

아니 이 짧은 멘트에 무슨 그리 많은 생각을 하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다른 건 배제하고 단어 사용과 내용을 보면 '고생'이란 단어가 세 번 나온다. 고생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마음은 이해가 간다. 정말 회사를 꾸려나가기 위해 서로 고생하며 힘겹게 지내온 시간들을 생각해서 임원으로서 가족 같은 마음에서 위로의 말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 사용하고 싶다면 '고생' 보다는 '수고'라는 단어가 더 낫다. 말은 느낌이고 그 느낌을 살려주는 것은 단어다.

한 걸음 더 나가서 '고생'이나 '수고'라는 말을 아예 빼 버리고 '감사'나 '고마움'을 넣는다면 고수 중에 고수다. 고수가 되는 방법은 '긍정의 단어'다. 또 말의 순서에서 간과해선 안되는 것은 송년회의 특성상 지난 시간을 함께 해 온 직원들을 격려하고 내년을 기약하는 자리이므로 주인공은 '여러분'이 되어야 한다.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사장님에 대한 감사는 물론 중요하나 이 말이 먼저 나오면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먼저 표하고 곁들여 사장님께 감사를 표하는 것이 상무로서 자칫 사장에게 아부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 말은 지혜의 표출이다. 말에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라.

위에 인사말을 새롭게 정리하면서 여러 가지로 응용 가능한 송년회 인사말과 건배제의 편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오늘 이 자리에 여러분들과 함께라서 즐겁고 행복합니다. 한 해 동안 많은 일들 가운데 우리가 하나로 견뎌내고 이겨내었던 순간들을 생각하면 여러분들에게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사장님과 더불어 감사함과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꽃자리'라는 시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네가 시방  앉은 그 자리가 꽃자리니라" 저는 여러분과 함께 한 이 곳이 꽃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때론 우리가 있는 이 자리가 가시방석 같을지라도 저는 여러분과 함께 하기에 그 자리가 꽃자리가 될 거라 확신합니다.

내년에도 우리 모두 서로에게 꽃자리, 꽃방석 많이 만들어줍시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당신이 리더건 아니건 상관없다. 앞에서 말을 하는 사람은 최대한 넓은 마음으로 가르치듯 하지 말고

희망을 주며 겸손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말이 인격이고 품격이다. 마이크는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넘기는 거다.

말로 하는 모든 것

양재규 스피치. 양재규 원장

http://cafe.daum.net/humor-academy

스피치 코칭/ 에니어그램/ 소통 강의

주제: 사람을 살리는 힐링 스피치

저서: 당신만은 행복하라

         유머 능력자 따라잡기

         바른 아이 vs 밝은 아이

         마음을 움직이는 진짜 스피치(근간)

스피치코칭. 강연 문의: 010. 9990. 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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