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프로젝트_25. 금욕 by희진

by 김희진

나는 요즘 요가를 하고 시수업을 다다. 이 두 가지가 내 일상의 이너 피스를 가져다 줄거라 잠정적으로 믿고 있지만, 그게 애초부터 가능하긴 한 일인지는 확실치 않다. 이번에도 또, 불가능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

나의 욕망들은 자라기도 전에 잘린 역사를 지니고 있다. 어려서는 대부분 타인에 의해, 커서는 그렇게 훈련된 자신에 의해 그랬다.'어차피 안 되겠지' 자조하며 욕망의 반대편을 선택하려고 무리하게 애쓰기도 했고, 순종하는 상태에 만족하기도 했던 것 같다. 욕망, 욕구 그런 것들과 늘 세트처럼 동반되는 죄책감을 피하고 싶기도 했고.

나는 바랄 자격이 없다고, 바라서는 안된다고, 바라는 건 나쁘다고, 스스로 너무 많이 되뇐 탓인지도.

이제와서는 사실 새삼 바라는 것도 없다. 습관이 된 탓인지, 나이가 든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맹목적으로 가지고 싶은 물건도 어떻게 해서든 만나고픈 사람도 없다. 모든 일에 살짝 온도가 낮아졌고 적당히 시큰둥 해졌다.

금욕하려고 애쓰다보니 무욕이 되어가나 보다. 이건 깨달음 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 포기의 결과. 승부에서 기권한 어떤 선수와 비슷한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