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프로젝트_26. 사물 by희진

by 김희진

새벽 1시, 침대에 가만히 누운 나에게 사물이 말을 걸어 온다. 냉장고가 꾸륵거리며 배고프진 않냐 묻고, 시계가 사실 나는 살아있었다고 똑딱거린다. 살짝 열린 옷장이 어쩐지 공포스러워 머뭇거릴 때, 설거지 통에서 툭 떨어지는 그릇 소리에 깜짝 놀란다.

마음이 흐트러진 게 먼저인지, 물건이 흐트러진 게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둘 다 엉망인 상태가 지속될 때, 나는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것들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 라는 물음을 던져보게 된다.

모든 사물이 능력 밖의 일 마냥 버거워지는 새벽. 내게 어울리는 만큼이 어느 정도 인지에 대해 마음의 감각으로 밖에 판단할 길이 없다.

내가 너를 소유해도 될까?

마음이 불편하지 않을 만큼을 유일한 기준으로, 오직 나만이 알 수 있는 감각으로 재어보고 머물지 보낼지 결정할 수밖에 없다.

내가 주인인 나의 것들.

그러니까 나는 함께 경기에 참가할 동지를 고르는 심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