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침대에 가만히 누운 나에게 사물이 말을 걸어 온다. 냉장고가 꾸륵거리며 배고프진 않냐 묻고, 시계가 사실 나는 살아있었다고 똑딱거린다. 살짝 열린 옷장이 어쩐지 공포스러워 머뭇거릴 때, 설거지 통에서 툭 떨어지는 그릇 소리에 깜짝 놀란다.
마음이 흐트러진 게 먼저인지, 물건이 흐트러진 게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둘 다 엉망인 상태가 지속될 때, 나는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것들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 라는 물음을 던져보게 된다.
모든 사물이 능력 밖의 일 마냥 버거워지는 새벽. 내게 어울리는 만큼이 어느 정도 인지에 대해 마음의 감각으로 밖에 판단할 길이 없다.
내가 너를 소유해도 될까?
마음이 불편하지 않을 만큼을 유일한 기준으로, 오직 나만이 알 수 있는 감각으로 재어보고 머물지 보낼지 결정할 수밖에 없다.
내가 주인인 나의 것들.
그러니까 나는 함께 경기에 참가할 동지를 고르는 심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