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드라마는 보고 싶지 않아

by 김희진

다케우치 유코가 죽었다.

가을 하늘이 참 예쁘다고 생각하던 순간 들려온 소식이었다.

20대 시절부터 보아온 그녀의 갑작스러운 부재는

마치 잘 알고 지내던 누군가와의 이별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얼마나 깊고 짙은 아픔이 그녀를 덮쳤던 것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어, 어떤 말도 쉬이 할 수 없기에

그저 평온히 잠들기를 기도할 뿐이다.


오래전 드라마를 보고 또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언젠가부터 그 드라마 속 등장인물 중 한두 명 이상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그 얼굴들을 마주할 때마다 가슴이 덜컥 멈춰 선다.

모든 장면이 슬퍼진다.


아무와도 헤어지지 않기를

모두가 원래의 그 자리에 지겹도록 그대로이기를

천진하게 바라보고 싶어 진다.


슬픈 드라마를 보고 싶지 않다고

내 슬픔에만 취한 철없는 소리를 하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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