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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희진 Oct 10. 2020

보이는 길밖에도 세상은 있어

2020/10/10

춘천 삼악산에 올랐다.

산 경험이라고는 뒷산 산책 정도가 고작인 나에게 삼악산은 그야말로 극악의 난이도였다.

올라가는 2시간여 내내 네 발로 기어서

그저 커다란 돌을 타고 가는 길

신기한 건 오르기 전에는 저길을 오르라고? 아니, 길 자체가 없는데? 싶어 실소만 나오던 바위산이, 한 발 한 발 내딛으니 또 어찌어찌 길이 보이더라는 것

태지 말대로, 보이는 길밖에도 세상은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도 또 길은 나있고

느린 속도로라도 한 발씩 내딛으면 또 오르긴 오르고

이쯤 정상이라 생각했던 곳에도 더 높은 곳은 존재하고

너무 뻔한 교훈일지 모르지만

그 뻔함을 몇 번이고 생각하며 오르던 길


5시간의 등산

결국 나는 하나의 산을 보았고

그것이 주는 작은 성취감은 매우 오랜만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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