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진 said
십 년 후의 나는 글로 밥 벌어 먹고 살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추론보다는 막연한 바람을 말하게 될 것 같은데, 생계를 위한 글 말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 위치였으면 좋겠다. 이름 앞에 ‘작가’라는 호칭을 붙여 말하는 데 있어 덜 부끄러울 수 있도록, 커리어 적인 성과와 개인적인 만족감을 거두게 되길 바란다. 창작을 성실한 노동으로 이어가는 현역 작가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 글을 쓴다는 업에 대해서 좀 더 책임감이 강해진 상태였으면 싶다.
앞으로 십 년 동안 글을 쓰는 나를 내가 뒷바라지하려면 ‘얼마나 열심히 글을 쓰느냐, 그리고 내가 나를 어떤 방법으로 먹여 살리느냐’가 가장 큰 화두이다. 동시에 글을 계속 쓰려면, 글만 써서는 버틸 수 없을 것 같다는 고민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 같다.
아름 said
십 년 후에 내가 정기 승진을 했다면 부장 1년차. 회사를 18년이나 다니다니 아득해 현기증이 난다. 지금까지 8년 반 일했으니 딱 10년을 채우고, 10년만 더 하자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 마흔 다섯이다. 백세 시대에 마흔 다섯은 너무 창창하지만 아직도 11년 반이나 남았다. 회사원이 아니라면 뭘 하고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 중에 돈벌이가 될 수 있는 건 여행 작가, 카페 창업, 필라테스 강사 정도? 식상하다, 밥 벌이가 될까? 아무튼 선택은 두 가지다. 지금 하는 일을 계속 하는 것과 새로운 일을 하는 것. 일단 사업의 위험부담은 감수할 수 없는 프로 걱정꾼이라서 가능한 동안은 회사에 다닐 생각이다. 지금 직장에 큰 불만이 없고, 첫 직장에 충성도도 있어서 가급적 이직은 안 할 것 같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직장 생활을 못하게 되면 아무래도 중국어 학원 강사나 과외를 하게 되지 않을까? 다시 공부하고, 자격증도 따고, 그 핑계로 중국 생활도 좀 해보고.
아직도 딱히 하고 싶은 건 없다.
** 독립출판물 <나는 네가 부럽다>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