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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은마음 Mar 10. 2020

심리방역이 필요하다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가 뒤흔들리고 있다.

처음 코로나19가 터졌을 때만 해도 매일 중국 우한 관련 뉴스만 나오다가 어느새 국내 뉴스로 바뀌더니 이제는 바로 내가 사는 동네까지 뉴스에 나온다.


가까운 구에 확진자가 나왔다고 했을 때도 그럭저럭 의연할 수 있었다. 

'그래, 기본적인 개인위생수칙만 철저히 지켜도 괜찮을 수 있어.'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지나친 호들갑은 떨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우리 집에서는 머니까...'

물리적 거리차가 있으니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며 마음을 다독인다.


그러나, 아뿔싸.


이틀 전 터진 확진자의 거주지 및 근무지는 내가 평소 다니는 길이었다.

더 이상의 의연함은 있을 수 없다. 코로나19가 바로 지척에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어쩌면 확진자와 스쳐 지나쳤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아니면 확진자와 접촉한 이와 스쳤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심지어 확진자의 근무지가 편의점이라는 사실에 나의 걱정과 불안감은 넘칠 대로 넘쳐버린다.

괜스레 목이 까끌거리는 것 같고, 마른기침이 나는 것 같고...

확진자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동선이 겹친 적은 없으나, 편의점에 들른 손님과 내가 마주친 확률은 정말 0%일까라는 의구심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실체 없는 공포에 뒷머리가 쭈뼛한다.

확실한 증상도 없고 접촉자를 만났을 확률도 극히 낮지만 괜한 불안감에 자가격리라도 할 태세다.

동네에서 마주치게 되는 사람들도 더 이상은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힘들다.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란 말인가!


감염병이 몰고 오는 공포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새삼 느낀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생각과 요동치는 감정의 변화에 스스로 놀란다. 

이렇게도 나약한 존재가 인간이구나... 너무나 쉽게 휩쓸려버리는구나...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써본다.

 



말 그대로 지나친 공포에 휩쓸리지 않도록 심리방역이 필요한 때다.

과도하게 많은 정보에 노출되다 보니 심리적 불안감이 극에 달한다. 좀 더 냉정하게, 차분하게 추이를 살피고 균형을 잃지 말아야 한다. 


특히, 아동이 있는 가정의 경우 더욱 면밀한 관찰과 심리적 보호가 필요하다. 학원과 학교 등의 일상생활이 무너진 상황이기에 아동의 심리적 면역이 떨어지기 쉬우며, 신체적으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동은 성인과 달리 불안감과 공포를 말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성인만큼 언어적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동은 부모가 느끼는 불안감과 공포의 영향에 그대로 노출되고 그 노출된 영향력을 해소할 길이 없다. 특히나 타고난 기질이 예민하다거나 불안을 많이 느끼는 아동이라면 누적된 불안감으로 인해 불안장애 등의 심리적 질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아동은 언어적으로 표현치 못하는 감정들을 속에 쌓아놓은 채 끙끙 앓을 수 있으므로 아동의 비언어적 표현을 유심히 지켜보아야 한다. 평소보다 짜증이 늘었다거나, 예민하게 군다거나, 놀이의 패턴이 평소와 다르다거나, 수면시간이 많이 늘어나는 등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아동의 심리방역을 위하여,

1. 부모는 아동이 지나친 정보나 자극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부모는 심리방역이 무너져도 정보수집이나 공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불안감을 해소하거나 낮출 수 있으나, 아동은 발달상 아직 정보처리에 미숙하다. 들어오는 자극을 걸러내는 능력이 성인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2. 일상생활의 스케줄이 되도록 평소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평소보다 신체활동이 떨어지다 보니 식사량이 줄거나 수면 패턴이 어긋날 수 있으나 되도록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서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면을 통해 면역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3. 집안에서 가능한 놀이 등을 통해 신체활동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밖에서 놀 수 없기 때문에 아동의 스트레스가 많으므로 집안에서 가능한 신체활동을 찾고 함께 하는 것이 좋다. 평소 아동이 하지 않던 집안일이 아동에게 놀이로 다가갈 수 있도록 시도해볼 수도 있고, 부모가 함께 하는 놀이 활동 등을 통해 아동의 감정이 표출되고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4. 개인위생수칙을 지킨다.

집에서도 손을 잘 씻고 양치질을 잘하는 등의 개인위생수칙을 숙지하고 지킬 수 있도록 한다.


아동은 부모의 영향력 아래에 있고 그대로 노출된다. 더구나 성인처럼 제대로 해소할 수도 없다.

성인조차도 일상생활의 균형을 잡기가 힘든 시기인 만큼 아동의 공포와 불안감 또한 잘 해소될 수 있도록 보살피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주어야 할 때이다.

 



아래는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에서 안내하는 내용이다. 

링크를 통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고, 심리방역 외에 일상생활에서도 유용한 정보들이 제공되고 있다.


모두가 이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고 보다 견고해진 몸과 마음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길 바라본다.


심리방역을 위한 마음백신 7가지


1. 격려 백신: 나를 격려하기

나에게 일어나는 정상 스트레스 반응을 잘 받아들이고 인정한다. 그리고 자신을 격려한다.


2. 긍정 백신: 좋은 일 하기

사회 전체의 스트레스가 극복되도록 내가 참여해서 도울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서 실천한다. 


3. 실천 백신: 수칙을 솔선수범하여 실천하기

모두가 지키기로 한 수칙을 성실히 지키고,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행동을 실천한다. 

(개인위생수칙 지키기. 마스크 쓰기.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4. 지식 백신: 제대로 알기

믿을만한 정보를 규칙적으로 잘 듣고, 제대로 알고 잘 인식한다.


5. 희망 백신: 끝이 온다는 것을 알기

많은 감염은 주기가 있고, 지역사회 감염 단계를 지나 종식기가 올 것임을 분명하게 인식한다.


6. 정보 백신: 도움받는 법 알아두기

보건소, 선별 진료소, 연락할 곳 등을 구체적으로 알아두고 필요하면 전화통화로 확인해놓는다.


7. 균형 백신: 이성의 균형 유지하기

감정과 사고의 균형, 몸과 마음의 균형, 가정과 일의 균형, 걱정과 안심의 균형을 위해 노력한다.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잃으면 혼란이 온다. 적절한 균형감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출처: http://covid19seoulmind.org/prescription/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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