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복수

나를 배신하고 상처 준 사람에게 복수하는 법

by 노형균

본인이 좋아했던 사람들이 자신을 이용해서 우울하고 자신이 한심하고 멍청한 바보 같아서 자신에게 최대한 벌을 주고 있으며 마음의 문을 닫는 게 맞는 것 같다는 페친의 글을 보고 댓글을 달았다.

글을 읽고 그냥 지나치려다 댓글 남깁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때로는 속고 이용당하고 사기의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원인과 책임은 가해자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피해자에게도 있지만 지금 그걸 따지고 싶진 않습니다. 일단 해주고 싶은 말은 속고 이용당하는 편이 속이고 이용하는 편보다는 낫다는 겁니다.

포스팅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말은 '자신에게 벌을 주고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벌을 주지 말고 위로해주세요. 만약 친한 친구가 남에게 속고 이용당했다면 그 친구를 욕하고 벌할 건가요? 나는 나 자신의 가장 오래되고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 나와 가장 가까이에서 나와 이 세상 끝까지 함께 할 Best Friend입니다. 다른 누구보다 나 자신이 배신감에 슬프고 우울한 상처 입은 영혼을 위로해줘야 합니다. 더 큰 피해를 입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이순신 장군은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전선이 있사옵니다.'라고 말했고 결국 승리했습니다.

Nietzsche의 저서에는 이런 말도 나옵니다. 'Was mich nicht umbringt, macht mich stärker.(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한다.)'

'The robbed that smiles steals something from the thief.(도둑을 맞고도 미소를 짓는 자는 도둑에게서 무언가를 빼앗는 자다.)' Othello -William Shakespeare

부처가 말한 '두 번째 화살'을 맞지 말아야 합니다. 첫 번째 화살은 내가 쏘는 게 아니지만 두 번째 화살은 내가 나 자신에게 쏘는 것이고 실재하는 게 아니라 첫 번째 화살로 인한 허상입니다.

이보다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었는데 이 정도로 끝나서 다행이라고 여기고 감사하세요.

이 일과 관련된 것 말고도 찾아보면 여러 가지 감사할 것들이 많습니다. 그것들을 종이에 적어보세요. 감사는 우울감을 감소시킵니다.

강도를 만나 물건을 빼앗기고 나서 무익한 슬픔에 잠겨 자신을 탓하고 벌하며 자신에게 두 번째 화살을 쏘고 있을 동안에 몸은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며 미소 짓고 감사일기를 적어보세요. 자신을 벌하는 게 아니라 위로하기 위해 좋은 곳에 가서 아름다운 풍경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잘 놀고 푹 쉬도록 해주세요. 고맙다며 자신이 자신에게 보답할 겁니다.

명상도 도움이 됩니다.

우리에겐 아직 새털같이 많은 날들이 남아있고 그중엔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즐겁고 행복한 날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때의 나를 위해 툭 털고 일어나 세상은 축제장이란 걸 실감하세요.

복수는 내게 상처 준 사람에게 보란 듯이 잘 사는 게 제일 좋은 복수입니다.

부디 불쌍한 자신에게 복수하지 말고 자신에게는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잘해주세요. 날 배신하고 상처 준 사람도 미워하지 말고 용서하세요. 미워하면 내 마음이 괴롭습니다. 용서는 남을 위한 게 아니라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겁니다.

내가 잘 사는 복수를 지금 당장 실천하기 바랍니다.

오늘 하루를 우울하고 슬픈 날이 아니라 활기차고 기쁜 날로 바꾸어보세요. 그건 남이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나만이 할 수 있고 마음만 달리 먹으면 가능합니다.

아름다운 복수를 응원합니다.


P.S. 마음의 문은 모든 사람들에게 닫는 게 아니라 진실되지 못한 사람에게만 닫으면 됩니다. 집의 문을 항상 열어놓으면 친구뿐만 아니라 도둑도 들 수 있습니다. 현관 도어폰으로 음성과 얼굴을 확인하고 선별적으로 문을 열어주듯이 마음의 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의 아픈 경험이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줬을 겁니다. 세상에 나쁘기만 한 일은 없습니다. 나중에 더 큰 피해를 입지 않게 해 줄 기회로 삼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자신과 통하는 문을 닫지 말고 활짝 열고 만나기 바랍니다. 어두운 방 안에 웅크리고 앉아 혼자 울고 있는 자신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주세요. 그냥 따뜻이 안아주세요. 괜찮다고 다독여 주세요.

나 역시 그 아이를 응원합니다.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포스팅한 페친이 댓글을 달았다.


읽고 또 읽고 또 읽었어요. 나 자신을 위로해 줄 수 있는 그런 여유로운 내가 되고 싶네요.


거기에 다시 댓글을 달았다.


'You can do it, if you believe you can.' Napoleon Hill, The Law of Success.
자신감을 가지면 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은 자신을 믿는 겁니다. 지금은 일종의 trauma 상태로서 도피해서 숨고 싶고 우울한 상태입니다. 상처 입고 우울한 상태에서는 자신감도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아까 말했던 이순신 장군도 배가 12척밖에 없는데 어떻게 중과부적의 왜군 함대에 맞서 싸우겠냐며 피했다면 조선은 더 일찍 일본의 식민지가 됐을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그 유명한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가 나옵니다.
지금 맞서 싸워야 할 상대는 첫 번째 화살을 쏜 사람이 아니라 두 번째 화살을 쏘고 있는 나 자신입니다. 남보다 자신을 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이기는 자가 진정으로 강한 자입니다.
두 번째 화살을 쏘아대는 자신을 꼭 끌어안아 주세요. 상대가 날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자신을 비난하고 학대하지 말고 꼭 안아주면서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한다고. 이젠 잘할 거라고. 다 잘 될 거라고. 자신과의 화해가 급선무입니다.
아까 내 글을 읽고 또 읽을 정도의 의지라면 할 수 있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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