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가을이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여름이 한창 성질을 부릴 때,
빨리 갔으면 싶기도 했다.
그러나 여름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곧 갈 것을 예감하고 아쉬웠다.
그러자 좀 더 내 곁에 머물렀으면 싶었다.
이제 여름이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있다.
가을은 언제인지도 모르게 이미 와 있었다.
낮에는 아직 여름이 주인공이라 출현하지 않지만,
해가 지면 가을이 존재를 드러내곤 한다.
이제 낮에는 비록 여름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지만,
바람은 가을이 곧 주인공이 될 것임을 체감시켜 준다.
여름은 추억을 남기고 떠나려 하고 있고,
가을은 새로운 추억을 선물하려 준비하고 있다.
나는 나의 올여름에 어떤 추억을 안겨줬나?
나는 나의 올 가을에 어떤 추억을 선물할까?
나의 내년 여름은 어떻게 달라질까?
나의 올 가을이 내년에 어떤 여름을 초대하게 할까?
해마다 모든 계절은 그 나름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내 마음이 아름다워질수록 다가올 나의 계절들도 아름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