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슬의 빛글 May 28. 2021

학습된 무기력 얼마나 무서운지..

상담보다 케어가 필요한 사람들

내 강의의 주제는 주로 스트레스관리, 불안, 에너지 소진, 정신건강, 자존감올리기, 명리학강의, 리더십코칭 등등등이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요즘 상담에서 만나는 내담자들은 

과거에 코칭을 주로 했을 때 만났던 CEO들과는 전혀 다른 열악한 사회 소외계층이다. 


요즘 올라오는 유튜브 영상의 제목을 보면,

낙심될 때가 있다. 


그들이 걸어놓은 제목... 
불안을 떨쳐버리는 방법, 

우울증 단번에 없애는 방법??

하............... 긴 한숨이 나온다. 


10분만 보면.. 우울증이 날아간다?? 

헐... 


약간의 안좋은 기분이 날아갈 수 있는거겠지~~~
그렇게 불안이나 우울이나 떨쳐버리고 싶어서 검색하고 찾아볼 정도면 건강한거다!!


내가 만나는 내담자들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물론, 긴 상담과정을 통해 그들이 힘을 얻어 스스로 문제해결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되기 까지는 정말 많은 시간이 걸린다. 

모르겠다.. 나의 능력부족일 수도 있다. 

아니, 

정말 많은 피코치와 내담자들을 만나왔는데, 나를 만나 단 1회로 변화된 사람도 많았으니... 내 부족한 역량이라고만 탓할 수 없을 거 같다. 



최근에 만난 내담자에게 

"니가 변화되려면 선생님이 내는 숙제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고 싶니??" 하고 물으니, 

하... ~~~ 만약 상담에 와서까지 숙제하라 하면 저는 상담 안하고 싶은데요~

ㅠㅠ... 잘 살고 싶지도 노력도 하고 싶지도 않은 아이다. 


나에게 개인적으로 상담이나 코칭을 요청하면서 고액의 코칭피를 지불하는 사람들은 

정말 변화되고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본전을 다 뽑아간다. 숙제는 말할 것도 없고, 숙제보다 더 많은 것을 해낸다. 그러니 변화될 수 밖에 없다. 


하루하루 계획을 세워오세요. 

감사한 것들 적어보세요. 

관계일기 써오세요~
등등


아주 열심으로 해낸다.


그런데, 

정말이지 인성이 갖추어져야 할 시기에 부모에게 배운 것이 없는 아이들은 

무력감과 학습된 무기력만 남아 있다. 

이들에게... 불안하면 이렇게 하세요!!!! 라는 유튜브 방송은 도움이 안된다. 

그리고, 관심도 없다. 


그나마 소설이나 판타지라도 읽으며 취미생활을 하는 아이는 다행이다. 

친구라도 있는 애들은 다행이다. 미래가 불안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니 매일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시간을 다 써버리지만, 그래도 대화할 친구가 있다. 

이런 아이들은 상담을 하다보면 조금은 바뀐다. 

이들이 조금이라도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그런데,


나에게 숙제는 그 애들이 아니다. 아주 마음아픈 강적들이다. 


의미있는 타자에 대한 인식이 한번도 없었던 애들이다. 


이런 경우, 그 과거로 과거로 가서 원초적인 것에서부터 뜯어바꾸거나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몇 년 케어해야할 것이다. 내가 해서 될 부분과 안될 부분이 있다. 

내가 데려다 케어해주고 싶을 만큼 안타깝지만, 

나도 내 자식이 있으니 그리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상담보다 그 어떤 공감이나 조언보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케어다!

돌봄이 있고 난 후 그들은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를 찾고 가치를 찾게 될 것이기 때문에

......


이 아이들은 자신의 잘못으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

부모의 양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피해를 봐야하고 배우고 실행한 적이 없으니 자신의 부모들처럼 살아가게 된다..... 


부모, 정말 중요한 역할이다. 

애들을 제대로 양육할 수도 없으면서... 낳고 방치하고 ........

말이지.. 


이 아이들에게 변화란 마약중독자, 알콜중독자가 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변화되어야 할 노력만큼 힘들다. 


상담에서 힘을 얻어 집으로 돌아가 잘 해보려는 마음으로 돌아가지만, 다음 상담시간까지 그 힘으로 견디는 것이 어렵다. 그 힘을 유지시켜주는 가족의 지원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케어할 사람도 이 사회에 꼭 필요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울증, 어떻게 하면 나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