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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의 빛글 Jul 21. 2021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서...

더 행복이 아닌 지금 행복

미래를 추구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불행했다. 

왜냐면, 그에게는 현재는 없고 미래만 있었다. 


수년 전에 코칭으로 만난 CEO였다.

아버님이 하시던 사업을 물려받아 운영하였는데, 

회사 중역의 배신, 기술 도난, 1차 부도, 2차 부도 등 소송에 휘말려 있었다. 


물론.. 그 상황에서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 

금수저인 아버지 만나서 돈의 축복을 누리다가 

어느 날 나락으로 떨어진 자기의 위치를 용납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든 재기해보려고 애쓰는 모습이 확연했다. 

아들 유학비, 딸 학비, 씀씀이 큰 아내 생활비 등 지출의 규모를 줄일 수 없어서 

본인의 경비는 최소화시키고 

대출받아 꾸려가고 있었다. 


암담하고 답답했을테지만, 

새로운 기술로 제품을 개발 중이고, 

시판되면, 재기하는 건 일순간이라면서 

미래에 희망을 놓치 않고 있었다. 

좌절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그래서 사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계시구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그 이면에는

그의 억지긍정이 보였다. 

가족들에게도 힘든 사정을 낱낱이 알려서 함께 공유하고자 하지 않고, 

힘들게 하거나 걱정끼쳐서는 안된다고 

숨기고만 있으니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았는데, 

미래에는 행복해질거라고 했다. 

약간은 초조해 보였고, 태연하려고 애쓴 얼굴에는 무시당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비춰졌다. 


그는 모든 걸 다 갖추면 그 때 행복해질거라고 했다. 

과거처럼 다 할 수 있을 때가 되면, 

아내에게 인정받으면, 

회사를 다시 살리면.. 

그 때 행복해질거라고 했다. 


그 심정도 이해는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은 것에 감사하라 할 수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다면 당신은 평생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저 그가 스스로 깨달아야 할 부분이니까..


성당에 다니면서 봉사활동도 하고 성가대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이 과거처럼 잘 사는 것으로 비춰야 하니 한턱 내야 하고 없다고 말할 수 없으니, 힘들기만 하다. 

그러니, 집에 돌아오면 공허하다. 

그가 자기를 포장할 수 밖에 없음에 안타까웠다. 

그의 꿈과 비전에 응원하지만, 그의 열등감과 패배감을 포장하고 있다면, 그의 재기는 더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철학자 '미키 기요시'는 행복은 존재라고 했다. 

행복을 존재로 여긴다면, 행복은 존재이기 때문에, 더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 아니고, 그저 행복 그 자체로 현재 행복이라는 것이다.

행복은 '내가 지금 여기서 행복하냐'  이지, 

조금 행복하냐 많이 행복하냐가 아니다. 


행복... 그냥 지금 느낄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미래에 꼭 무엇을 성취해야만 행복이 아니고... 현재.. 존재한다에 나는 동의한다. 

하지만, 행복이 미래에도 존재해야지, 지금의 어떤 행실로 미래 행복이 깨지거나

어떤 일로 인해 행복이 깨지거나 한다면... 어떤 행동으로 인해 행복이 유실될 수도 있으니 행복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행복을 쾌락으로 착각하여 현재 행복을 먹고, 마시고, 놀고, 즐기는 1차원적 욕구에만 치중한다면, 행복이란, 주관적인 만족감이니까, 그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쾌락만으로 행복을 추구할 수 없고 행복이 존재하거나 지속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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