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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의 빛글 Aug 02. 2016

이혼 그리고 그 후

자유

여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혼당할 일을 하지 않았다. 

시댁 어른들은 큰아들 살려놨다고 고마워 하셨다. 시댁 식구들하고도 친하게 잘 지낸다. 

남자에게도 깍듯하고 각별했다.

밤늦은 귀가에 배고프다는 남자에게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밥상을 차렸다.

그저 결혼이 한여자에게 구속이라는 본성을 숨긴 남자를 사랑한 죄밖에 없다. 그 순간 노력하겠다는 남자의 말을 믿은 죄밖에 없다. 

그리고, 헌신했다. 모든 걸 다 줬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정말 미안하다. 내가 너한테 해서는 안될 짓을 저질렀다'는 말을 듣고 싶다.


진정한 마음으로..

순수하게 사랑하고 믿어준 여자에게.. 

"정말 미안하다"

고 할 것 같다.


아직....그녀에게 상처는 ing 인데

상처준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다며 즐기며 살자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다.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글을 일부러 보려고 하지 않아도 아직 친구 삼아 있으니 글이 눈에 띈다. 글을 보고 화가 난다. 


상처 주는게 어딨고 상처 받는게 어딨냐고 하겠지만..

분명히 있다. 

여자와 약속했으니까. 둘이 행복하게 살기로.

그런데, 행복과 미래와 희망을 깨고 가면서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는게 말이 된다는건가?

정말 미안한 마음이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미안함도 없이.. 별일 다 겪다보니.. 아무렇지도 않다고? 

그런 사람이니까 그 사람은 여자에게 이별을 선고했겠지.

왜 그렇게 미련을 버리지 못해?

우리한테 노력하고 싶지 않다잖아.

애들이 안이쁘다.

헤어지자잖아? 

답답하다잖아?

한여자에게 구속되고 싶지 않다잖아? 

밖에 나가면 깔린 게 여자라잖아? 왜 한여자에게 구속되서 다른 걸 못하느냐잖아?


'여자여~~

한남자에게 진실된 사랑을 받고 싶다면, 

미련없이 떠나보내.

뭐하는 짓이야?

다른 삶이 좋아서 간다잖아? 새가 둥지를 떠난다는데 어떻게 잡아?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고 싶다고? 진심어린 사과?

그런게 어딨어?

애초에 그런게 있었다면 너처럼 순수한 여자에게 상처 줄거란 생각 때문에 접근도 안했어.

그냥 자기 좋을대로 취하고 떠나는 사람이야!

잊어!!'

내면의 이런 울림을 들으면서 여자는 견뎌낸다.

그러면서 여자는 한편으로 다른 생각과 싸운다.

'내 맘에 너무 상처가 되니  그냥 가만히 좀 있어주면 나도 금새 추스를 수 있을텐데, 왜 그렇게 자기 합리화된 글을 올리고 그래? 이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을 왜 현혹시켜? 정말 대자보 쓴다? 여자가 오뉴월에도 한을 품으면 서리가 내린다고 했어. 두고봐'


마음을 다시 다잡는다.

무의식에 또 마이너스 감정들이 새겨질까봐 애써 깊은 감정을 들추고 파헤치면서 힘들어하고 다시 더 면역강해지는 예방접종을 맞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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