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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마음가는 데이트

모든 일상이 교육이자 배움이고 감사가 될 수 있다.

by 호연


아이가 커갈 수록

지켜야 하는 규율과 규칙이 많아지고

'안 돼. 하지마. 위험해. 내려와.'

제한하는 말들을 많이 하게 된다.


하루 쯤은 아이들이

마음가는 대로 해보는 날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 가는 대로

발길 가는 대로 데이트 날을 가져보았다


귀여운 잠옷 바지


둘째 어린이집 등원 길.

방학을 맞이한 첫째가 따라나왔다.


둘째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

전망대를 가보자는 첫째의 손을 잡고

아이가 이끄는 방향으로 걸어보았다.




서울 일출 명소 중 하나라는데

어마어마한 빛을 뿜어내는 해의 기운에

눈을 감은채 하늘 사진을 남겼다.




자연을 거닐 면 자연스레 보게되는 다양한 꽃, 나무, 열매

자연이 주는 싱그러움과 생명력은 언제 느껴도 편안하다.




이곳에서 귀여운 돌멩이 하나를 발견했다.

애완 돌을 하자며 들고온 아이들.



우리의 애완돌 <다돌이, 리돌이>



돌멩이들 이름도 지어주고

집도 만들어주기로 하며 재미나게 걸었다.


'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첫째가 해주는 다양한 지식을 들었다.

아이가 술술 이야기해주는 것이 유익하고 재미있고 신비로워서

카메라를 하나 들고 유튜버처럼 이 순간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걷다가 발견한 놀이터.

두 군데의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아주고!


성당도 발견해 들어가 보았다.



그리고 정말 재미난 시장 데이트!


시장을 한 바퀴 쭉 둘러본 뒤

아이가 끌리는 음식을 먹어보기로 했다.!


다원이가 제일 신나고 사랑하는 시간이지^^



나는 국산 두부 한 모를 사고

다원이는 마음에 드는 떡 2팩을 골랐다.


과일가게를 지나면서

" 귤 먹고 싶다"는 아이의 말에

귤 하나를 손에 쥐어주시는 아저씨의 마음이 감사해서

한 바구니 구매를 했다.


"아침마다 학교가는 아이들에게 귤을 하나씩 쥐어주니

이제는 인사를 안하는 아이가 없어요." 라는 아저씨의 넉넉하고

풍성한 마음을 느끼니 더 없이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귤도 정말 싱싱하니

잘 산 것 같아!


따뜻해진 소녀상


소녀상을 입혀주겠다며

패딩 지퍼를 내리는 첫째.


아냐아냐 올려올려

하며 손을 잡고 왔지만

생각해보니 우리 다원이의 마음도 참 넉넉하고 감사하네.



집에 오는 길은 지하철을 탔는데

내리려고 일어나는 순간

귤 봉지가 열려 와르르 바닥에 나뒹굴었다.


'헉..!'

내려야 하는데

황급히 떨어진 귤들을

허둥지둥 줍는 데

정거장에서 타신 아주머니께서

초피드의 손놀림으로 귤을 주워 봉지에 담아 주셨다.


감사한 마음에 귤 2개를 손에 쥐어드리고 내리려는데

'아니에요 아니에요' 하시며 다시 나에게 넘어온 귤.


그렇게 문은 닫히고

감사한 마음으로 집으로 왔다.


아이는 적잖이 당황했는지

멀뚱멀뚱 귤도 줍지 못하고 옆에 서있었다.

내려서는 '귤 괜히 샀나봐.'라는 말을 하길래


"괜찮아. 우리 귤 정말 잘 샀어.

귤을 산 덕분에 재미난 추억이 하나 더 생겼네.

바닥에 댕구르르 귤이 떨어졌지만

덕분에 감사한 아주머니도 만나게 되었고

정말 신기한건 지하철 문이 천천히 닫혀서

우리가 내릴 수 있었어!!.

또 생각해보면 귤이여서 얼마나 다행이야!

만약에 딸기였어봐. 아니면 붕어빵이었어봐

못먹었잖아. 근데 귤이여서 바닥도 지져분해지지 않았고

우리가 먹을 수도 있어!! 너무 좋고 감사하다 그렇지!!"


"맞아 그러네. 정말 즐겁고 재미있는 추억이었어!!"


"응. 모든 일은 잘 들여다 보면

감사한 일들이 숨어 있어.

우리는 그런 감사함과 다행인 부분들을 보면 더 좋겠지.

귤을 엎질러서 더더 재미나고 즐거운 데이트였다 그렇지."



아이와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과

경험과 순간순간이

살아있는 교육이자

배움이고

감사다.



집에 가져온 떡을 보더니

5개씩 3묶음이네 하며

자연스레 곱셈과 덧셈을 해보는 아이.

이렇게 일상에서 해보는 수학까지.





자연을 만끽하고

자연물을 만지며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계절마다 변화하는 식물, 열매, 나무를 관찰하고

벌레도 만져보고, 놀이터에서 몸을 활용해 놀아보고


시장에 가서

다양한 과일, 야채, 생선, 고기, 음식을 구경하며

식재료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왔는지

어떤 다양한 음식들이 있는지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지


가격은 어떻게 되는지

나는 얼마가 있고, 무엇을 살 수 있는지.

돈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으며 덧셈과 뺄셈도 해보고


모든 것이

배움이자

교육이며

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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