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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하려면 힘을 빼야 한다

느슨한 파이팅

by 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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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시간이 좋아 매일 쓰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

올해를 시작하며 2025년 버킷리스트 10가지도 작성하며 거실에 놓아두었다.

그중 2번이었던 '브런치 작가 도전하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1월 8일에 달성하게 되었다.

브런치라는 곳에 들어가게 되면서 내가 좋아서 하던 글쓰기가 조금은 신경 쓰는 영역의 것이 되어버렸다.


'글을 잘 쓰고 싶다.'

'유익한 글을 쓰고 싶다.'

'사람들에게 중요한 가치와 본질,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글을 쓰고 싶다.'

'구독자 수가 많아지면 좋겠다.'


다양한 소망이 담기면서 힘 빼고 쓰던 글쓰기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잘 쓰고 싶다.' / '잘' /

'잘'이라는 영역이 나를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오래 꾸준히 매일 하기엔 점점 힘에 부치고,

재미있던 것이 갑자기 재미없고 하기 싫어지는 것을 느꼈다.



'힘을 빼야겠다.'

긴-호흡을 가지고 글을 써야겠다.

그리고 구독자수나 외부의 것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내가 이것을 왜 하는지 목적과 가치가 명확해야 함을 느꼈다.


글을 쓰는 목적, 전달하고 싶은 가치는 있지만

이것을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 같은 부수적인 부분은 아직 구체적이지 않아

일단 쓰고 싶은 글을 쓰면서 점점 좁혀가자는 생각을 하는 중이다.



힘이 들어간 것은

힘을 빼야 한다.


힘을 빼려면

내가 어느 부분에 힘이 들어갔는지

왜 힘을 주게 되는지 알아야 한다.


나의 불끈 지점은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글을 잘 쓰고 싶다.'

나에게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술술 읽히면서 공감되고 와닿고,

그 사람의 철학, 가치, 본질 등 메시지가 담긴 글이다.


생각의 전환을 일으키는 글.

위로가 되는 글.

몰랐던 것을 알게 하는 글.

관심 없던 부분에 생각을 해보게 하는 글.

다음에 또 보고 싶어 찾게 되는 글.


글을 쓰는 '사람'이 중요하면서도

표현하는 '실력'도 한몫하는 것 같다.


문체를 닮고 싶다고 생각한 작가님의 공통점은

비유, 은유, 묘사, 감각하는 표현을 정말 잘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부족하다 느끼는 부분.

(나는 설명하는 글을 많이 하다 보니 다소 딱딱하게 느껴진다.)


설명하지 말고, 마치 한 편의 장면을 보는 것처럼 느끼고 보이게 하는 글을 쓰고 싶은데

평소 감각과 묘사하는 부분에 대한 훈련이 부족하다 보니 조금씩 배워가고 싶은 부분이다.



그럼 나는 글을 왜 잘 쓰고 싶을까?

읽고 싶은 글, 사람들이 또 찾아주는 글을 적고 싶다.

그래야 내가 전달하고 싶은 가치를 많은 사람들이 봐줄 것이고,

공감되는 글을 써야 중요한 가치가 삶 속으로 더 잘 전달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글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성찰하는 삶을 살자. 정화하는 삶을 살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고,

힘들고 고통 속에 살던 나의 변화 과정도 생생하게 기록하고 싶다.

재미있게. 유익하게. 쉽게. 술술 읽히게.


그러려면 나는 나의 부족함과 쓰레기 같은 밑바닥까지 다 솔직하게 드러내야 한다.

(하지만 아직은 잘 포장된 모습을 보이고 싶은 걸 보면

부족하고 못난 나를 드러내는 두려움이 남아있음을 느낀다.

정말 솔직하지는 못하겠다. 정화하면 점점 나아지겠지.)


내가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떤 말, 행동을 해서 이런 사건이 벌어졌고,

무슨 감정을 느꼈고 인간관계는 어떠했으며 힘든 고통 속에서 나아지고자

어떤 배움과 노력, 시행착오를 거쳐 어떻게 나아가는지... 남기고 싶은 거다.

무너지면서도 울면서도 쓰러져서 못 일어나면서도

또다시 꿈틀대며 일어나 보는 이야기.

눈물콧물 쏟아가며 누구나 겪어가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왜?

같이 나아지자고.

삶이 고통스러우면 힘들어서 죽을 거 같으면 같이 성찰하고 정화하자고.

당장은 느린 길 같고 변화가 없어 보여도

그게 나아지는 지름길이니까.


엄마들에게

같이 성찰하자

같이 정화하자

이걸 하고 싶은데

이걸 어떻게 전달하고

어떻게 알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그저 오늘 쓸 수 있는 글을 쓰고

마음을 남기는 것으로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하다 보면 나아갈 길이 보이겠지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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