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자유로운 삶 그리고 아모르파티
갈증이 느껴지는가? 답답함을 느끼는가? 무언가에 얽매여 조금이라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가?
그렇다면, 자유롭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한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이 시대의 문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작품이지만,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말하는 자유에 대한 갈망은 여전히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열망임에 틀림없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이 작품에서 이상적인 인간상을 자유로움에서 찾았다. 그리스의 섬 크레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의 주인공, 조르바는 자유롭고, 규범에 얽매이지 않으며, 늘 즉흥적이고 본능적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반면, '나'는 이 책에서 조르바와 대조를 이루는 젊은 지식인이다. 그는 책을 많이 읽고 이론적 사고에 빠져 있지만, 현실의 삶에서 직접적인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는 인물이다.
'나'는 지식과 이상에 갇혀 있는, 실제적인 삶의 무게를 지지 못하는 인물로서, 그런 자신을 해방시키기 위해 크레타에서의 갈탄광 사업을 시작한다. 사업이 성공하면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꿈을 품고 있지만, 그것은 어설픈 평등주의와 이론에 지나지 않는 듯하다. 그는 지식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실행력 부족이 문제였다.
나이와 환경, 가치관이 너무도 다른 조르바. 그는 규범과 질서, 도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존재로서,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조르바는 '나'를 보스라 부르지만, 그것은 신뢰의 의미보다는 어린 시절 동네 전쟁놀이처럼 가벼운 호칭에 가까운 느낌이다. 그는 사업에서 중요한 재료를 사러 가야 할 때조차도 일을 제쳐두고 어린 여성과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삶을 마음껏 즐긴다.
이런 조르바의 기행(奇行)은 '나'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그는 자유롭지만 무책임하고 때로는 거칠기까지 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 자유로움 속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조르바의 모습은, '나'가 그동안 잃어버렸던 무언가를 다시 깨닫게 한다.
탄광 사업이 실패하면서, 그동안 얽매였던 모든 것이 무너진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슬픔보다는 해방감을 느낀다. 그동안의 무게가 한순간에 사라진 듯, 자유로워진 기분이 든 것이다.
조르바가 말한 대로, "산다는 게 뭐냐고요? 허리띠를 풀고 말썽을 만드는 게 바로 삶이지요." 그는 산다는 것이 곧 말썽이자,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을 겪는 과정임을 이야기한다. 브레이크를 버리고 삶을 꽈당 부딪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르바는 세상의 규범이나 도덕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간다. 그는 삶의 모든 순간을 자유롭게 경험하며, 그 자체로 삶의 의미를 찾는다.
구속받지 않은 자유로움. 규범이나 책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 불완전함과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는 자유로운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내면의 힘에서부터 시작된다. 조르바는 "자유롭다"는 것을 단순히 규칙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주체성을 찾고, 그 주체성을 바탕으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르바의 인생은 한 편의 모험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는 늘 ‘자신’과 함께 있었다. 그가 말하는 삶의 태도는 바로 아모르파티—"운명을 사랑하라"는 철학적 태도다. 삶의 무게를 감당하려 애쓰지 말고, 무조건 뛰어들어라. 자신의 운명이 아무리 힘들어도, 그 길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존재의 가치는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의 풍요로움과 자유로움에 있다."
이 대사는 조르바가 사회적 압박 속에서도 자신의 내면에서 가치를 발견하려는 모습을 반영한 말이다. 사회적 성공이나 타인의 인정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자유로움과 풍요를 찾는 것이 진정한 가치라는 교훈을 전하고 있다. 조르바는 결코 외부의 기준이나 규범에 얽매이지 않으며, 언제나 자신의 내면에 집중한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단순한 자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 소설은 우리가 얼마나 ‘자유롭지 못한가?’, 그리고 '그 자유로움을 위해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가?'를 묻는 이야기이다. 자유롭게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규범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용기와 결단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는 많은 규범과 기대에 얽매여 살아가지만, 그 안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 삶이 아무리 어려워도, 그 무게를 감당하려고 하기보다는, 그것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진정한 자유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자유로워지기 위해, 지금 당장 그 길을 걸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