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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씨티 Mar 07. 2022

불확실한 상황이 견디기 힘든 진짜 이유

될놈만 되는 원리

나는 분명한 게 좋아. 애매모호한 거 진짜 싫어.

누가 확실한 걸 싫어할까? 나도 그랬다.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거지.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거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애매모호하게 대답하는 그런 사람들과 상황들이 싫었다. 이 분명하고 확실한 성격은 일하는 데 있어선 굉장히 유용했다. 대부분 애매모호한 걸 싫어하니까, 애초에 그런 상황을 안 만들려고 노력했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엔 미리 대비책 세 가지는 만들고 보고했다. 플랜 A, B, C... 괜찮게 인정받았지만, 결국 나중에 더 인정받는 건 임기응변에 능했을 때였다. 



몇 가지 대비책을 세우는 내 대처방법은 살아가며 겪는 모든 일을 다 해결해주지 못했다. 인생이 예측할 수 없고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연속이니까. 

빚내서 집 사는 게 두려워서 전세로 살았는데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집값에 한탄한다던가 
좋은 직장에서 이직 제안을 받아 고민하다가 안 가고 후회하거나/가고 후회하던가
지금 하는 일이 나쁘지는 않은데 막상 더 좋아할 만한 일이 뭔지 몰라 그냥 살고 있다던가
호감 가는 사람이 싫지는 않지만 아주 좋은지는 모르겠어서 그냥 두다 좋은 사람을 놓친다던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서 걱정하다가 아무 일도 못해서 중요한 기회를 놓친다던가

우리는 살면서 여러 가지 상황을 마주하며 살아간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감당이 잘 안 되는 사람들은 쉽게 긴장하기 때문에 자기 기량을 펼치기가 어렵다. 살면서 피할 수 없는 마주하는 

불확실한 상황들, 사람들이 왜 견디기 힘들어하는 걸까?


불확실한 상황에서 보통 사람들은 '내가 아무리 애써바짜 다 컨트롤할 수 없다'는 생각에 무기력감과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무기력감, 절망감과 함께 마주하는 스트레스는 굉장히 고통스럽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심적 고통을 피하기 위해 확실한 걸 원한다. 


불확실한 상황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모르던 부분을 배워나감으로써 상황을 확실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노력으로도 아무것도 확실하게 만들 수 없다면? 우리에게 남겨진 옵션은 딱 하나뿐이다.


불확실함,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이 세상에서 가장 분명한 사실은 '100% 분명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불확실함 그 자체'가 아니다.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실체를 두려워할 수 없다. 사람들이 진짜로 두려워하는 건 불확실한 상황이 내포하고 있는 가장 부정정인 상상이다. 불확실한 상황과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는 원치 않는 상황에 저항하는 마음이 곧 고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인생사 새옹지마'. 지금 너무 좋아 보이는 일이 나중에 안 좋은 일로 변할지, 지금 안 좋아 보이는 일이 나중에 행운의 기회가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평생 처음 느껴본 행복감을 안겨줬던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뒤 상상할 수 없는 깊은 고통을 안겨줄지는 알 수 없었던 것처럼.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난다.


우주는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이끌어주기 위해 항상 가장 효율적인 지름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다만 그 지름길이 항상 편안하고 안정된 길이라는 보장하지 않을 뿐이다. 힘든 시간에 대한 보상이 미래에 보장된다면 누구라도 잘 참아낸다. 그러나 미래에 보상이 불분명하면 역경도 견뎌내기 싫은 게 인간의 간사한 마음이다. 우주가 돌아가는 원리를 보고 있으면 마치 이런 간사함을 필터링하고 진짜 될 놈만 걸러내는 듯하다.


만약 당신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어야 했다'는 생각 가지고 있다면, 마음이 현재 상황에 저항하고 있음을 빨리 알아차리길 바란다. 그 생각에서 모든 고통이 시작되니까.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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