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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씨티 Mar 25. 2021

왜 꼭 죽을 뻔해야만 건강을 챙기기 시작할까?

건강도 저축할 필요가 있는 이유


정말 죽을 뻔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그 이후 인생이 180도 달라진다. 교통사고로 심하게 부상당해봤다던가, 어떤 병으로 일상생활이 완전히 멈출 정도로 앓아누워봤다던가, 생사를 오가는 위협을 받아봤다던가, 비행기 안에서 추락의 공포를 느껴봤다던가...


얼마나 '더' 가까이 죽음의 문턱에 가까워져봤냐에 따라 그 뒤 변화의 정도가 다르다. 여기서 말하는 변화는 바로 인생 우선순위의 변화이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사람들은 쉽게 인생의 우선순위가 완전히 바뀐다.



사실 난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위험한 상황에 처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큰 깨달음을 얻은 몇 년 전부터는 건강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가치로 중 하나로 두며 살기 시작했고 힐링을 업으로 받아들였다. 죽을 뻔한 사건 대신 내게 큰 깨달음을 안겨줬던 건 수많은 '간접 경험들'이었다.


한국을 떠나서 누구보다 풍요롭고 화려한 인생을 만들어보겠다고 싱가폴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때였다. 운 좋게 네임밸류가 좋은 컨설팅 회사에 취업이 돼서 세계적인 명문대를 졸업한 인재들과 같이 일하면서 자연스레 친구가 되었다. 이 친구들은 돈과 명예를 키워나가는 재미에 빠져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니즈들을 포기하면서 잠을 줄이고, 아무거나 먹고, 과로하고, 쉬지 않고, 쉬다고 해도 일 걱정을 하거나 짜릿한 쾌락을 찾아다녔다.


그 누구보다 잘 살기 위해서 평생 공부도 많이 하고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을 텐데 그 누구도 진심으로 행복해하지는 않았다.


 겨우 20대 후반 ~30대 초중반에 이었던 내 친구들은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면,


- 유럽에서 공부를 마치고 첫 직장을 갖게 된 H, 과로를 이어가던 어느 날 갑자기 오피스에서 숨쉬기가 힘들다며 조퇴하고 병원에 부정맥 진단을 받았다. 평소 건장한 체격에 활발한 그였는데 원인은 알 수 없다고 했다.


- 홍콩대 교수직을 포기하고 약혼자를 따라 싱가폴에 들어온 A, 너무 일을 잘해서 남들보다 더 많은 일과 보상을 받았다. 주말에도 넘치는 일만 하다가 결국 약혼자랑 헤어지고 1년 동안 폐인같이 지내면서 슬픔을 또 일로 풀었다.


- 어린 나이에 승승장구하면서 초고속 승진을 하던 K, 런던으로 발령이 나고 그녀에게 일이 휘몰아쳤는데 오래가지 않아 건강 악화로 홀연히 1년간의 병가를 냈다. 결국 그만뒀다.


- 회사 행정업무와 자기 사업을 수년간 병행해온 C, 내가 퇴사할 때쯤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두 아이의 엄마로써 가족들에게 아픈 것도 미안하고 엄청난 병원비 부담을 지워 미안해하며 병석에 누워있었다.



겉으로 화려하고 풍요로워 보이는 사람들의 내면 깊숙이는 잔뜩 곪아 있었다. 내 속도 같이 잔뜩 곪아갔었다. 내게 무조건적인 사랑은 어떤 모습일지 느끼게 해줬던, 자기 자신보다 더 많이 사랑해 줬던 사람에게 큰 상처를 주고 방황을 자처했었다. 다행히 오래가지 않아 방황에서 재미를 잃고 '행복한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하기 시작했다.


내면이 곪아가는 동안에 모두가 공통적으로 잃어가는 게 있었는데 그게 바로 '건강'이었다. 정도에 따라서 누구는 일상생활이 조금 힘든 수준에서 회복을 찾기 시작하고 또 누구는 생과 사를 오가면서 힘겹게 회복하는 소식을 듣게 된다. 죽을 뻔할 만큼의 대미지는 아니었던 나조차도 잃어버렸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온전히 메꾸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이런 말 들어본 적 있는가?



어리석은 자는 경험에서 배우고, 지혜로운 자는 역사에서 배운다.




즉 현명한 사람들은 남의 실수를 보고 배우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가 직접 경험하고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 여기까지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제애발) 건강을 잃고 손쓰기 어려울 때까지 기다리고 않았으면 좋겠다. 위 슬라이드는 죽음을 코앞에 둔 사람들이 다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려주는 슬픈 설문조사 결과이다. 아픈 경험을 통해 배운 사람들이 자기 인생 끝에서 참회하는 마음으로 잘 사는 방법을 알려줬는데도 이런 점들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살아간다는 건 마치 답을 보여줬는데도 답안지를 채우지 않는 것 아닐까?


갑자기 급전이 필요할 상황에 대비해 저축을 하는 것처럼, 건강도 저축할 필요가 있다.



상대적으로 건강할 때 건강을 돌보기 시작하면 세상 살면서 가끔 오는 모진 풍파에도 이겨낼 체력을 가진 체 살아가는 셈이다. 그러나 건강을 한 번 잃으면 온전히 회복하기 정말 정말 힘들 뿐만 아니라 감당해야 할 고통도, 잃게 되는 것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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