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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씨티 Aug 09. 2022

글도 다시 쓰게 만드는 코로나 격리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니까


#1

코로나로 격리 6일 차... 오랜만에 아무 목적 없이 글을 써본다.


코로나 이전에는 여행을 가면 항상 글을 썼었는데...  

마지막 여행이 포르투갈이니 벌써 2년이 훌쩍 지났다. 

여행지에서는 힘 빼고 글을 쓸 수 있어서 그 느낌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정말 내 안에 내가 나와서 글을 쓰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며칠간 앓아누우면서 힘이 저절로 빠졌는지 아주 오랜만에 목적 없을 글을 쓰고 싶어졌다.


한 3일은 열이 오르내리고 끙끙댔었는데 4일 차부터 조금씩 괜찮아졌다. 

아픈 핑계 삼아 하던 일들은 완전히 놓아버렸다. 스마트 폰도 좋아서 몇 시간이지 눈이 아파서 더 이상 못 볼 것 같아져서 침대 한편에 던져둔다. 천장을 보고 누워 눈을 끔벅끔벅하다가 약기운에 잠이 오면 그냥 그렇게 잠이 들어버렸다. 이렇게 며칠 반복해다 보니 어디선가 올라오는 불안함.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나?


불안함도 아주 잠시 머물다 떠난다. 

다행히 며칠 늦는다고 해서 절대 안 될 일은 하나도 없었다.


사실 내가 며칠 쉰다고 크게 달라질 게 없다. 


거의 일주일을 집 밖에 나가지 않으면서 노년생활을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었는데,


딱 밥은 먹고살 수 있는 정도의 경제력에 아~무도 나를 찾는 곳이 없어진다면... 

이런 기분일까?


내가 뭘 하든, 뭘 하지 않든 크게 달라지는 게 없는 세상이라면, 

나는 뭐를 하고 사는 나를 마음에 들어 할까?


뭘 하고 있더라도 자유롭고 싶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많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나도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도.

이런저런 생각들이 스쳐간다. 



#2 

서울에 115년 만에 기록적인 비가 내리고 있다.


내리는 비를 보다가도 나른해져서 잠이 들었다. 


올해 잘 수 있는 잠을 몰아서 미리 자는 듯하다.


이번에 자고 일어나면 뭔가가 달라질 것만 같은 건... 그냥 기분 탓인가?


whatever. 오랜만에 아무것도 아닌 글을 쓸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


이제 꼭 외국이 아니어도 여행을 가면 글을 다시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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