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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큐브 Jun 27. 2024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해와 선택

트라우마로 인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면, 스스로에게 조심스레 물어보세요. 트라우마라는 실체가 정말 존재하는지요?

우선, 트라우마가 있다고 믿는다면, 적어도 그 사람에게는 트라우마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가 고통으로 작동하는 원리도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트라우마라는 상처받은 기억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없는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버릴 수 없는 기억 속에서 자신을 버리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고통의 원인은 붙잡을 수 없는 것을 붙잡으려 하고, 버릴 수 없는 것을 버리려는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상처받기 전의 나를 붙잡으려 하고, 상처받은 나를 버리려 하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고통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와 세상은 항상 변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이 이치에서 벗어나면 아프고 병들기 마련입니다.


내가 아프고 병들었다면, 그 원인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 있습니다. 특히 심리적인 부분은 거의 100% 그렇습니다.


세상은 항상 그대로 있지 않습니다. 이는 세상에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정답은 맞는 답이 아니라, 우리와 타인이 정한 답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어리석어 정답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것이 없는 것을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이를 삼독의 원인 중 하나인 어리석음 '치'라고 합니다.


정답을 정하지 않고 살면 모든 것이 정답이 될 가능성을 품으며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답이 정해져 있다고 믿으면, 나와 타인이 정한 답에 집착하고 저항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틀릴까 봐 걱정과 불안에 떨며, 잘못된 결과를 얻을까 봐 두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모든 존재는 인연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인이란 원인을 말하며,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힘입니다. 연이란 그것을 돕는 외적이고 간접적인 힘입니다.


존재란 있음을 의미합니다. 나라는 존재가 있으려면, 나와 대상이 구별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구별되는 무언가를 '차이'라 합니다.


이런 차이가 인연을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인연이 있어야 존재가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존재는 인연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며, 산소와 수소의 인연이 물이라는 존재를 만들어 내듯이, 모든 개체는 인연을 만나기 전에는 실체가 없이 잠재적 가능성만 있는 상태입니다.


원자가 산소가 될지, 수소가 될지, 물이 될지, 어떤 인연을 만나기 전에는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이는 나라는 존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처받은 기억을 가진 나도 치유와 회복되어 건강한 나가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 뿐, 상처받은 나로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존재를 실체로 정하는 순간, 그것은 분별과 시비, 집착의 대상이 됩니다.


가령, 있는 것을 '있구나' 하면 분별과 시비, 집착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있는 것이 맞다'라고 확정하면, 그것이 정말 맞는지 의심하게 되어 분별과 시비의 대상이 됩니다.


이것이 고통을 만들어 냅니다. 실제로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과거의 상처로 인해 지금을 아파하는 분이 많습니다. 과거는 분명 지나갔는데, 상처라는 실체가 지금 있는 것처럼 아파하는 것입니다.


있는 것을 있다고 알아주는 것과, 있는 것을 있다고 정하는 것의 차이입니다.


존재란 가변적입니다. 절대 불변이 될 수 없습니다. 과거의 기억과 상처도 있었던 것일 뿐, 지금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상처가 지금 내가 우울하고 힘든 것의 원인이라고 정하게 되면, 정말 실체가 있는 것처럼 고통을 받게 됩니다.


상처받았다고 믿는 기억이 있었을 뿐이지, 상처받은 나는 지금 존재하지 않습니다.


상처받은 나는 존재하지 않는데, 상처받은 것이 맞다고 믿으면, 내 믿음이 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상처받은 나의 상태로 있어야 합니다. 믿음의 힘은 "없는 실체를 있는 것처럼" 체험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집니다.


이제는 선택해야 합니다. 상처받았던 기억을 치유하여 추억과 지나간 기억으로 만들지, 아니면 트라우마가 실체라고 믿어 지금도 고통을 체험하며 살아갈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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