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잘 지내고 있니?

by 힐링큐브

정현에게


정현아,


잘 지내고 있니? 요즘 네 마음이 조금은 힘들고, 불안하거나 답답할 때가 있을 것 같아. 변화라는 게 참 어려운 거잖아. 익숙한 것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상황이 다가오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변화를 거부하게 되기도 해. 나도 그랬거든.


그런데 가만히 자연을 바라보면 깨닫게 돼. 자연은 언제나 변하면서도 그 변화를 거부하지 않아. 강물은 바위를 만나도 멈추지 않고 돌아서 흘러가고, 나무는 계절에 맞춰 잎을 떨구면서도 봄이 되면 다시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잖아. 자연은 그저 흐름에 맞춰 살아가는 것뿐인데도, 그 흐름이 세월이 되고 역사가 되더라.


그런데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면서도 변화를 거부하려고 애쓰곤 해. 지금 이대로 머물고 싶어서, 혹은 달라지는 게 두려워서 버티고 저항하지. 하지만 그렇게 하면 마음이 더 힘들어져. 바람에 맞서기 위해 있는 힘껏 발버둥치는 나뭇가지처럼 말이야. 그럴 때일수록 더 큰 고통이 찾아오거든. 그런데 힘을 빼고 바람에 몸을 맡겨 보면, 생각보다 많은 게 달라지더라. 흐름을 받아들이고 순응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편안해져.


순응한다고 해서 포기하거나 체념하는 게 아니야. 순응은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흐름 속에서 나를 맡기고 경험하는 거야. 마치 여행자가 새로운 길에 서서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듯이 말이야. 여행자는 목적지에만 집착하지 않아. 길이 조금 달라지면 어때? 그 순간 눈앞에 보이는 풍경과 만나는 사람들, 느껴지는 감정들을 천천히 경험하는 게 여행자의 태도니까.


너에게 찾아온 이 변화도 그런 거야. 두렵거나 버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변화를 억지로 막으려 하지 말고 잠시 흘러가게 두자. 강물이 바위에 부딪히면 돌아서 흐르듯이, 막힌 길을 만난다고 멈춰버리는 건 아니니까. 돌아가는 그 길에도 분명 배울 것이 있을 거야.


그리고 과거에 얽매이지도, 미래를 너무 걱정하지도 말자. 중요한 건 지금이니까. 지금 이 순간을 천천히 경험해 봐. 네 감정과 생각을 억누르지 말고 가만히 바라봐 주는 거야. ‘지금 내가 어떤 상태인지’,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를 알아차리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거야.


물론 변화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불안할 수도 있어. 하지만 그 불안함 속에도 선물이 숨겨져 있을지도 몰라. 강물처럼 흘러가다 보면 그 흐름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알게 되는 날이 올 거야. 나무도 겨울이 되면 잠시 쉬지만, 그동안 더 깊은 뿌리를 내리고 봄이 되면 꽃을 피우잖아. 너에게 지금 찾아온 이 순간도 그런 시간일 거야.


지금 당장은 이 변화가 괴롭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어. 하지만 이 시간을 통해 너는 너를 더 잘 알게 될 거야. 네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이 너를 힘들게 하는지, 그리고 무엇이 너를 움직이게 하는지를 말이야.


정현아, 네가 이렇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


"나는 지금 변화라는 여행을 떠나고 있어. 이 여행은 나를 더 깊이 만나게 하고, 더 나은 나를 준비하게 해 줄 거야. 지금의 내가 부족한 게 아니라, 이 시간을 통해 나는 조금 더 성장하고 나아가게 될 거야."


이 변화가 끝나고 나면 너는 더 단단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다시 일어서게 될 거야.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잠시 흐름에 몸을 맡기고 여행하듯 흘러가 보자. 변화를 억지로 밀어내지 말고, 이 흐름 속에서 나를 더 많이 이해하고 사랑해 보자.


언젠가 네가 이 시간을 돌아보면, "그때의 내가 참 잘 버텨냈구나. 그 덕분에 내가 지금 이곳에 서 있구나"라고 말할 날이 분명 올 거야. 지금의 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힘들 때면 이 편지를 다시 읽어줘. 그리고 너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줘.


"나는 나를 믿어. 지금의 변화는 나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 줄 거야. 이 흐름 속에서 나는 나를 더 깊이 만날 거고, 결국 진짜 나를 마주하게 될 거야."


언제나 너를 믿고 사랑하는,

너 자신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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