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배우다, 인생을 배우다
다사다난했던 휴일이 지나고 다시 출근하는 날.
새벽이면 늘 두 가지 자아가 싸운다.
잠잠이와 일동이.
오늘은 알람을 한 번 끄긴 했지만,
결국 일동이가 이겼다.
일동이 덕분에 역학 책을 다시 펼쳤다.
나는 예전부터 드라마도 한 번 이상은 잘 보지 않는 사람이었다.
무엇이든 반복하지 않던 내가
요즘은 생리학과 역학 문제를 몇 번씩 되짚고 있다.
문제와 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선지를 보면 해석이 되도록 만들기 위해서.
거북이도 이런 거북이가 없나 싶다가도,
그래도 걷고는 있는 것 같다.
5일 만의 출근.
업무 특성상 쉬는 날이 겹치면 일이 한꺼번에 밀렸다 풀린다.
긴장한 채 출근길에 올랐다.
명절 이후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곤 했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며.
소소한 실수는 있었지만,
1년 넘게 겪어본 일이라 그런지
긴장감은 예전보다 덜했다.
퇴근 후 헬스장으로 향했다.
설 연휴 수금(?)을 열심히 하신 따님은
친구와 영화 보러 가셨고,
남편도 운동 간다고 했다.
나는 2kg 사과를 5,000원에 샀다며
괜히 자랑도 해본다.
오늘은 많이 먹은 어제의 여파로
하체 운동을 빡세게 하기로 했다.
가볍게 웨이브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지렁이 같던 동작도
계속하다 보니 척추가 길어지는 느낌이 든다.
스미스 머신 원레그 데드리프트로 시작.
왼쪽 다리는 뒤로 뻗고,
오른쪽은 배꼽을 회전시키라는 코칭이 있었는데
첫 세트는 욕심내 무게를 조금 넣었다가
두 번째 세트에서 바로 난리가 났다.
스미스 백스쿼트는
복압을 채우고 발목으로 밀어 올리니
제법 안정적으로 올라왔다.
오랜만에 브이 스쿼트를 해보니
첫 세트는 자리를 못 잡았지만
두 번째부터는 안정되기 시작했다.
백스쿼트와 올라오는 방식이 같아
큰 무리는 없었다.
레그 익스텐션을 하며
수축 형태가 또렷이 느껴졌다.
다리를 들어 올리며 버틸 때는 신장성 수축,
내려오며 근육 길이가 짧아질 때는 단축성 수축,
잠시 멈춰 버틸 때는 등척성 수축.
런지 회전은 확실히 편해졌고,
덤벨 런지는 맨몸 런지보다 안정감이 높았다.
마지막은 레인보우 플랭크.
외전근 회전과 함께 코어까지 단단해지는 느낌.
유산소는 골밀도 문제로
3개월 동안 뛰지 않았던 러닝을 재도전했다.
오랜만이라 갈비뼈가 당기고
왼쪽 무릎이 욱신거려 3km에서 마무리.
그래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천계 10분을 더하니
대퇴사두근, 둔근, 코어, 외전근까지
두 다리가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운동 간 줄 알았던 남편은
피곤했는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반가운 얼굴에 티격태격 한판.
저녁을 챙겨 먹고,
출근 준비를 하고,
씻고 눕는다.
이만하면,
오늘 하루도 잘 살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