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배우다, 인생을 배우다
어제 하체운동을 빡세게 했나.
알람은 5시 30분부터 울렸는데 오늘은 ‘잠잠이’가 계속 더 자라며 알람을 꺼버렸다.
뭐, 내가 AI도 아니고
새벽 공부를 하는 날이 있으면 자는 날도 있어야지.
그래야 살지.
중요한 건 놓지 않은 마음이다.
오늘은 10분 늦게 지하철을 타도 되어서
10분 더 잤다. 하하.
잠을 8시간쯤 잤나.
잠을 많이 자는 날이면 몸이 가벼운 느낌이다.
그렇다고 운동을 줄여야 하나 싶다가도
나는 복용해야 하는 약이 골밀도 수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운동을 줄일 수는 없다.
사실 2년 전처럼 매일 빡세게 하지는 않으니까.
아침을 챙겨 먹고 지하철로 향하는 길,
남편에게 주말에 새로 분양하는 모델하우스 구경 가자고 제안했다.
곧 이사도 가니 인테리어도 볼 겸,
전단지를 가져가면 상품권도 준다는데 어디서 받아야 하지?
남편과 통화하고,
어제 마무리 못 한 일을 처리해야 해서
공짜 쿠폰으로 커피 한 잔도 챙겨 마시며
마음의 여유를 챙긴 채 출근했다.
어제 못한 일,
오늘 새로 생긴 일,
실시간으로 울리는 전화까지.
나는 문어발식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이다.
처음엔 진짜 도망가고 싶었는데…
하다 보니 또 하더라.
오전이 지나니 얼추 마무리되는 느낌.
점심 먹고 금요일이라 청소하러 올라갔는데
오늘은 청소 쉰단다.
아싸!!!
날씨도 따뜻해서 바깥 공기도 쐬었다.
오후 근무 시간.
금요일이 조용하면 이상하지.
주말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짬이 나서 남편에게
라인댄스를 배우고 싶다고 톡을 보냈다.
딸에게는 학원이라길래
모르는 건 그때그때 물어보라고 했다.
퇴근길에 남편에게 전화했더니
운서역으로 온단다.
순간 설렜다. ㅎ
만나자마자 라인댄스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내 용돈으로 할지 말지는 생각해보기로 하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준비운동을 하고
얼굴이 반쪽이 된 동쌤을 만났다.
새 프로젝트 준비로 연일 바쁘신 듯했다.
그 와중에도
차례 안 지낸다는 소식 듣고
“잘됐다”고 말해주셨다.
오늘 운동은 전신운동.
행잉 레그레이즈를 하며
아랫배 수축으로 이렇게 높이 들 수 있구나
새삼 느꼈다.
무릎을 높이 들다가 침을 동쌤 손에 뿌리기도 했다.
스미스 원레그 데드리프트.
턱을 당기고, 오른쪽 다리는 뒤로 들고,
왼쪽 다리는 배꼽 회전.
이 와중에
신장성 수축, 단축성 수축, 등척성 수축 이야기를 나눴다.
머신 운동은 동작이 정해져 있어
수축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타나지만,
스쿼트 같은 프리웨이트는
타겟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수축이 달라진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라 믿던 내가
프리웨이트는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고
적용하려니 머리에서 지진이 나는 줄 알았다.
다음은 케이블 스탠딩 힙쓰러스트.
발로 누르는 힘으로 골반 최대 수축을 끌어낸다.
동쌤에게 라인댄스 이야기도 했다.
웨이브도 시작했으니 춤도 배워보겠다고.
오래 운동하기 위해 다양한 움직임을 접해보려 한다.
엉덩이 최대 수축을 느끼고
오늘의 메인 이벤트, 케틀벨 스윙.
허리가 아니라
팔이 아니라
발과 엉덩이 힘으로 움직인다.
스윙은 어느 정도 되는데
시작과 착지가 어색하다.
처음 시작할 때 힘이 잔뜩 들어갔던 것처럼
되새김질하며 연습하다 보면
나아지지 않을까.
혼자 연습 200개 숙제를 받고
인클라인 25분 유산소 후 스트레칭.
혼자 운동 중이던 동쌤을 보고
말을 걸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지난 2년 동안 몸은 비우고 채웠지만
비우지 못한 ‘말그릇’이 있었다.
이건 누가 말해줘도 모른다.
한두 번은 괜찮지만
반복되어 쌓이면
아무리 편한 사람이라도
스스로 이미지를 깎아내릴 수 있다는 걸
이제야 본다.
운동 잘하는 사람을 보면
힘쓸 때 쓰고 흘러갈 땐 흘러가게 두는 것 같다.
운동뿐 아니라 인생도 그렇다.
집중할 때 집중하고
흘려보낼 땐 흘려보내기.
무턱대고 덤비지 말고
애쓰지도 말고.
살아야 해서 시작했고
건강하게 늙기 위해 이어오고 운동이
삶의 방향을 다르게 보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