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재조정 중

운동을 배우다, 인생을 배우다

by 역전의기량

1년 사이 변해버린 골밀도 수치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의 노력이 다 부질없었던 것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식단을 바꾸고, 운동으로 삶의 패턴을 바꿔왔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결과 앞에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속이 타들어갔다.
대학병원 진료를 앞두고 남편에게
“같이 가줄 수 없냐”고 물었다.

휴가가 없다는 남편.
그런데 집에 와서는 친구들 송년회에 휴가 내고 다녀온다고 했다.
이틀 뒤, 지난번 못 갔던 엄마와 밥 먹기로 한 날도 잊고
또 송년회 간다고 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틈도 없었다.
속이 썩어 있던 주라 서러움이 먼저 올라와 퍼부었다.
마침 남편도 허리가 아팠던 날.
그동안 쌓였던 서운함이 한 번에 터져 나왔다.

대판 싸우고 잠 설친 다음 날,
내가 먼저 전화했다.
미안하다고.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건넨 한마디였다.

금요일이라고 편한 것도 아니었다.
요전날 또 먹통이 된 시스템 탓에
서류가 잔뜩 쌓였고, 결국 내가 정리해야 했다.
핀잔을 다 들어가며 처리하다 보니
퇴근시간쯤 겨우 숨을 돌렸다.

데카맥스 고용량 비타민 D를 매일 먹고
운동하고 식단까지 했는데,
뭐가 잘못됐던 걸까.
하나하나 되짚어 보기로 했다.

아침 먹고 먹었던 약의 재배치,
커피 마시는 시간,
출근해서 매일 마시던 차,
점심 먹고 마시던 커피.



주도면밀하지 못한 내가
하나씩 따지다 보니 머리가 아팠다.

머리에서 쥐가 날 때쯤,
오랜만에 본 똥쌤.
“세상 다 산 사람처럼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면서
같이 웃었다.
운동하며 이야기하니
머리 아프던 것도 조금 가라앉는 것 같았다.

오늘은 기능이 떨어진 곳을
집중 공략하는 운동을 했다.

“이것부터 마스터하고 3대 300은 당분간 안 하자”며 ㅎㅎ
다음 달 병원 진료 때
꼭 알아야 할 것들도 숙제로 내주셨다.

내 몸은 내가 지키는 거라고.
벌어진 상황은 이제 그만 털고 일어나자고.

시스템 재조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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