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내내 회사 일도, 건강검진 결과도 나를 안팎으로 흔들었다.
기말고사가 코앞인데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오늘은 녹내장 검사를 하러 가는 날.
아니겠지 믿으면서도 ‘만약’이라는 생각이 목 뒤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누워만 있는다고 답이 나오진 않는다.
사실이면 그에 맞는 처방을 해야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으니,
눈을 감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아침을 챙겨 먹고 안과로 향했다.
토요일이라 예약 손님도 많았고, 몸도 마음도 무거웠다.
접수만 해두고 자리에 앉아 한참을 기다렸다.
드디어 이름이 불렸고, 건강검진센터에서 했던 안압 검사부터 몇 가지 검사를 다시 했다.
검진센터에서는 안압 수치가 40% 이상이면 녹내장 의심이라 검사해 보라고 했는데,
안과에서는 이 수치 하나로 판단하지 않고 여러 검사를 함께 봐야 진단이 가능하다고 했다.
검사 후 원장님 진료.
다행히 녹내장은 아니라고 했다.
근시가 심한 사람, 동맥경화나 당뇨 같은 병력이 있는 사람은
녹내장 위험이 높아 꾸준한 관리와 예방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내가 먹는 약의 영향도 물어봤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하셔서
또 한 번 숨을 돌렸다.
안과를 나와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토요일 루틴을 했다.
시험공부는 어쩌지? ㅎㅎ
그런데 오늘은 시험보다
지난 8월 골밀도 검사 결과가 더 마음에 걸렸다.
불현듯 아산병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의무기록을 확인했다.
이번 건강검진 결과보다 수치가 더 안 좋았다.
수치상으로는 ‘요추 골다공증’에 가까운데, 그때 왜 주사 치료 안내가 없었을까.
골다공증은 T스코어, Z스코어 등 기준이 나뉘는 것 같았다.
운동과 식이조절, 약이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터져버린 일들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내가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고
아프다고 말하지 않았으니,
의사가 당장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는 주사 치료를
쉽게 권유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폐경이 되면 자연스럽게 비어지는 뼈마디를
음식과 운동, 약으로 채우고
그것도 아니면 주사를 맞는 것뿐인데,
왜 나는 이렇게 오두방정일까.
남편도 몰랐던 이야기들이라 더 속상한 건지도 모른다.
오랜 세월 병마와 싸워도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
문득 지치게 한다.
그래도 오늘 확인했다.
녹내장은 아니었고,
골밀도는 ‘겁내기’보다 ‘관리하기’ 쪽으로 정리하면 된다.
오늘 할 일은 많지 않다.
다음 진료 때 질문할 것들을 적어두고,
오늘은 몸을 덜 몰아붙이는 쪽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
지금의 나는
불안에 휘둘리기보다
확인하고, 정리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