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 결과는 숫자였는데,
내 하루는 그 숫자에 휘청였다.
생각보다 충격이 컸는지
이래저래 방법을 찾다 보니 잠도 설쳤다.
남편이 근무라 집에 없어
새벽에 전화를 걸었다가 통화를 못 했다.
시간이 엇갈려 나는 출근하고,
그 사이 남편에게 무미건조한 카톡이 하나 와 있다.
“잘 먹고 운동하면서 버티면 되지요.”
남편에게 내가 뭘 바랐던 걸까.
위로 한마디면 되는데,
그 한마디가 참 어렵다.
그러면서 시어머니 오늘 당일 방문 얘기를 툭 던진다.
15년을, 미리 말해 달라고 그렇게 이야기했건만
오늘도 어김없이 ‘통보’.
서운함과 피곤함이 한 번에 밀려와
점심시간,
사무실에 앉아 조용히 눈물만 닦았다.
울면서 동생에게도,
헬스장에서 만난 언니에게도 털어놓았다.
해결책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마음의 체온을 조금 올려주는 느낌이었다.
헬스장 언니가 말했다.
“저녁에 밥 같이 먹자.”
별거 아닌 한마디 같은데,
오늘 나에겐 그 말이 너무 고마웠다.
전쟁터 같던 일도 조금씩 정리가 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퇴근해서
언니와 밥 먹고, 차 마시고,
어영부영 세 시간을 수다 떨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웃었다 울었다 하다 보니
하루를 버틴 느낌이 났다.
집에 와서는 다시 골다공증을 검색하다가
‘골강즙’이라는 걸 봤다.
효과 좋다는 글들을 읽고,
성분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다가
지금의 나에게 우선순위는 이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결국 구매를 포기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동시에 무거웠던 하루를
조금씩 식혀가며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