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배우다, 인생을 배우다
독감 주사는 맞지 않아요.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독감 주사가 나에게 어떤 부작용을 가져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유행처럼 맞아야 하는 시기라고 해서
나도 맞는건 아닌거 같아서요.
“그러다 독감 걸리면 어떡해요?”
“걸리면 며칠 앓고 일어나면 되죠.
운동 꾸준히 해주면 되고요.”
지난 겨울,
나는 처음으로 독감 주사를 맞지 않았다.
이십여 년 동안 당연히 해야 한다고 믿었던 일을
처음으로 멈춰 본 순간이었다.
살겠다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나에게 운동을 가르쳐준 사람의 사고방식도
조금씩 닮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왼쪽 발은 오른쪽보다 조금 더 벌리고요.
가슴은 들고,
발목을 미는 힘으로 뒤로 넘어가듯 올라가요.
중요한 건, 스스로를 믿어주는 거예요.”
스쿼트 수업 중,
동쌤은 스쿼트를 하려면 무엇이 중요하냐고 계속 물었다.
운동에는 정답이 없다며
나만의 운동 방식을 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제 고중량 웨이트 운동 해도 돼요.
3대 운동 목표가 얼마예요?”
생각해 본 적 없다고 했더니,
다시 생각해보라고 한다.
“300이요?”
“몸무게 대비인데 300을 어떻게 해요.”
스쿼트,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 합계 300이 중요하다고
막연히 생각했던 나에게
동쌤은 숫자가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고 수행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벤치프레스 할 때 힘이 풀리면 오른쪽 주먹이 꺾여요.
발로 밀고, 가슴은 들고,
호흡은 깊게,
주먹은 꽉 쥐고 밀어야 해요.”
한 동작을 빠르게 해내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고
조금씩 개선해가며 수행해야 다치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물었다.
“동쌤에게 운동이란 어떤 거예요?”
“운동 안 하면 허리 아파요.”
담담한 대답이었다.
그리고 3월부터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 때문에
주중 수업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주말에 하면 된다는데,
이상하게 마음 한켠이 서운했다.
2024년 2월 운동을 시작한 이후,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동쌤은 나에게 많은 것을 남겨 주었다.
나에게 동석쌤은
✔ 시작은 운동을 알려주는 사람이었지만
✔ 세상 짐을 혼자 다 들고 곰처럼 웅크리고 살던 나를
사람답게 움직이게 해준 사람이었고
✔ 바람이 불어도 태풍이 불어도 흔들리던 멘탈의 리듬을
외부 영향에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리듬으로
다시 맞출수 있게 도와주신 분이었다.
✔ 결국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코치였다.
좋은 코치는
끝까지 붙잡고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혼자서도 걸을 수 있게 만든다.
덕분에 나는
어느새 혼자 걷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살아야 해서 시작했던 운동으로
나는 탄탄하게,
혼자 걸어가며
내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