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배우다, 인생을 배우다
롤/스/무 머신을 6K 탔더니 그런가.
밤에 누웠다가 눈 뜨니 아침이었다.
알람을 끈 것 같은데 기억이 없다.
워밍업 3K, 마무리 3K.
멀쩡하게 집에 왔는데 몸은 이미 방전이었나 보다.
떡실신 해놓고 일어나서는
“시험공부 어쩌나.” 한다.
그래도 작년과는 다르다.
전략도 있고, 강의도 한두 번씩은 다 들었고.
두렵기보다는 계산이 된다.
남은 시간 안에서 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
운동이 깊어진 만큼
생각의 밀도도 달라졌다.
아침 챙겨 먹고 출근하는데
춥다 춥다 하더니 어느새 날이 풀렸다.
인생이 날씨 같다.
춥다가도 따뜻해지고,
울다가도 웃고,
아프다가도 또 걷는다.
늘 편하면 그게 더 이상하지.
“이게 맞아요?”
“아니요. 이상하면 확인해야죠. 그냥 보내면 안 되죠.”
혼자 일하는 날.
무리 없이 처리했다고 생각했는데
그중 한 건을 놓쳤다.
100% 중 99%를 잘해도
구멍 난 1%로 욕을 먹는 일.
잘하면 당연하고
못하면 안 되는 자리.
예전엔 99%를 봐주길 바랐다.
하지만 그건 기대였더라.
기대가 크면 상처도 크다.
그래서 요즘은
놓친 1%를 인정하고
재발 방지 기록을 남긴다.
감정보다 구조로 정리한다.
그리고 26년 2월 27일.
24년 2월, 세 번째 수술 후
살겠다고 시작한 운동이
2년이 되는 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버티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
이렇게 쌓일 줄은 몰랐다.
그 시간 속에 늘 그 자리에 있던 사람.
동쌤.
감사한 마음을 담아,
조촐하게 고기집에서 밥을 사기로 했다.
“별일 없었어요?”
“네.”
지난 2년 동안
운동 시작할 때마다 들었던 말.
“괜찮아요?”
40년 살면서
그 말을 그렇게 꾸준히 들어본 적이 있었던가.
그래서 나도
나에게 묻기 시작했다.
괜찮아요?
어디가 아파요?
“롤/스/무 6K 탔더니 떡실신하던데요.”
“3K 타라 했지 6K 타라 안 했는데요. 그거 저도 못 해요.”
“워밍업 3K 타면 마무리도 3K 타야 되는줄 알았죠!!”
“우리 하이록스 나가봅시다.”
웃었지만,
어딘가에서 조용히 계산하는 내가 있었다.
도전은 몸을 계속 쓰게 한다.
하이록스는 바디프로필보다 훨씬 나한테 맞을듯.
지난겨울, 골다공증 수치에
파르르 떨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조용히 지나갔어요.
“별거 아니잖아요.”
그러게요.
하던 대로, 할 수 있는 것 하면서 살면 되는데.
눈에 보이는 결과에
전전긍긍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안다.
눈에 보이는 수치가
사람의 가치를 다 말해주지 않는다는 것.
가다가 힘에 부치면 쉬어가고
조금씩 방향을 조정하면서
할 수 있는 걸 해내는 것.
그게
내가 배운 운동이고
내가 배우는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