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배우다.인생을 배우다.
오늘은 운동역학 시간에 배운 힘과 지레 이야기를
이해를 돕기 위해 대화로 풀어보려 한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 보면
같은 무게인데도 어떤 날은 더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덤벨을 잡고 동쌤에게 물었다.
“동쌤, 덤벨 컬을 할 때
어떤 날은 3kg으로 해도 괜찮은데
어떤 날은 훨씬 더 힘들게 느껴져요.
힘이 약해서 그런 건가요?”
동쌤이 웃었다.
“힘 때문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역학 때문일 수도 있어요.”
“역학이요?
우리가 하는 건 그냥 운동 아니에요?”
동쌤이 말했다.
“운동도 자세히 보면
몸이 어떻게 움직이고
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 있어요.
그걸 운동역학이라고 해요.”
“운동역학이요?”
“네.
그리고 그 운동역학 안에서
우리 몸의 움직임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원리가 지레 시스템이에요.
우리 몸은
지레 구조로 움직이거든요.”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동쌤이 설명했다.
“지레는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막대 구조예요.
그리고 세 가지 요소가 있어요.
받침점
힘점
저항점
이 세 위치에 따라
힘의 효율이 달라집니다.”
동쌤이 말을 이었다.
“지레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어요.
1종 지레,
2종 지레,
3종 지레.”
“예를 들어 볼까요?”
1종 지레는
받침점이 가운데 있는 구조다.
시소나 가위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2종 지레는
저항점이 가운데 있는 구조다.
외발수레나 병따개처럼
적은 힘으로도 큰 무게를 들 수 있다.
“그럼 왜 외발수레는
적은 힘으로도 무거운 짐을 들 수 있는 거예요?”
동쌤이 말했다.
“외발수레는 2종 지레 구조거든요.
2종 지레에서는
받침점이 한쪽 끝에 있고
그 다음에 저항점,
그리고 가장 멀리 힘점이 있어요.
외발수레로 보면
바퀴가 받침점,
짐이 저항점,
손잡이가 힘점이죠.
힘을 주는 쪽이
저항보다 더 멀리 있기 때문에
지렛대 효과가 생겨요.
그래서 적은 힘으로도
무거운 짐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거예요.”
“아, 그래서 2종 지레는
힘에서 이득을 보는 거네요.”
“그럼 우리가 하는 운동은요?”
동쌤이 덤벨을 들어 보였다.
“팔로 덤벨 컬을 할 때를 생각해 보세요.”
팔꿈치는 받침점,
이두근이 힘을 주는 곳은 힘점,
덤벨은 저항점이다.
“이 구조는
3종 지레예요.”
3종 지레는
힘에서는 손해를 보지만
움직임의 속도와 거리에서는 이득이 있다.
그래서 인간의 몸 대부분이
3종 지레 구조로 되어 있다.
힘은 더 많이 써야 하지만
대신 빠르고 크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 그래서 같은 무게인데도
팔 운동이 더 힘들게 느껴질 수 있는 거군요?”
“맞아요.
지레에서는
힘팔과 저항팔의 길이가 중요해요.”
힘팔이 길어지면
역학적 이점이 커진다.
이걸 식으로 표현하면
역학적 이점(MA)
= 힘팔의 길이 / 저항팔의 길이
그래서 운동 자세가 조금만 바뀌어도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덤벨 컬을 할때
팔을 완전히 펴서 덤벨을 들면
저항팔이 길어져 더 힘들어지고,
팔꿈치를 몸에 가깝게 두면
저항팔이 줄어들어 조금 더 수월해진다.
나는 잠깐 생각해봤다.
그래서 어떤 날은
같은 무게인데도 더 무겁게 느껴졌던 거구나.
단순히 힘이 없어서만은 아니었다.
몸 상태가 다르고,
자세가 조금 달라지고,
힘이 작용하는 방식이 달라지면
같은 무게도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었다.
헬스장에서 했던 동작들이
조금씩 다른 의미로 보이기 시작했다.
스쿼트,
데드리프트,
덤벨 컬,
덤벨 킥백.
단순히 근육을 쓰는 동작이 아니라
지레와 힘의 원리가 작동하는 움직임이었다.
몸은 생각보다 물리학적이었다.
근육만 쓰는 것이 아니라
중력과 힘의 방향,
그리고 지레 구조까지
함께 작동하고 있었다.
오늘도 헬스장에서
내 몸의 구조를 하나 더 배웠다.
운동을 한다는 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라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