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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전의기량 Dec 01. 2020

나에게 영어는 풀지 못할  숙제 일까?

나답게 사는 인생찾기 여행






나에게 영어는 풀지 못할 숙제 일까? 영어가 인생의 일부분을 이렇게 차지할 줄은 몰랐다.


중학교 때 영어 선생님이 단어 시험 본다고 했을 때만 해도 즐겁게 단어시험을 보곤 했는데  고등학교 때부터인가  학교에서 영어 비중이 줄어들면서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본 적은 없었다.


 그렇게 나는 영어랑 인연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집은 인천에서 강남으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외국계 회사이면서 내가 회사를 다니는 동안 영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다르게   같이 일하는 직원들은  외국연수는 기본이요.


영어 못하는 사람이 없었다.  영어를 많이 쓰지 않은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는 것에는 기가 죽지 않을 수 없었다.   




영어란 나랑은 연관 없을 줄 알았지만 주위의 영향에 어쩔 수 없이  찾아간 발걸음 영어학원

영어도 기본부터 공부해야 하는 것인데,


 그때도  조바심에 하루하루를 괴롭혔었다.

하루빨리 잘하고 싶은 마음에 나를 괴롭혔다.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다.



처음 방문했던 학원 선생님이 늘 외치는 말이 있었다.  잘하고  싶다면 커피숍을 들러도 영어로 주문하고 강남대로를 횡보하다가  외국인을 만나면 꼭  영어로 말을 걸어보라는 것이었다.


그때만 해도 나는 세상 사람들이 나를 볼까 무서운  사람이라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잘 보려 하지 않았다.



그러니 영어실력이 늘겠나?  

애꿎은 학원에 돈만 갔다 받치는 꼴이지.


처음 일했던 회사가 계약직이라

2년 후에 퇴사를 해야 했는데   다른 곳으로  이직했지만 그곳도 여전히 미국인 사장님이 계시는 외국계 회사였다.



가던 곳마다 영어는 나를 따라다녔지만 ,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었을 땐 막내로 일을 배우느라 영어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좋아하는  과목의 회계일을 시작했으나 이론과 현실은 달랐기에  하나에서 열까지 배우는데 하루의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몰랐으니까.


일 배우느라 정신없는 동안 몰랐는데,

나 말고 모든 직원들이 사장님과 영어로 대화를 하면서  모든 결재서류를 사인받는 것이 아닌가?


사장님 보시는 영자 신문을 매번 갖다 드리면서도 막내라는 이유로 항상 함박웃음만 지었지

한 번도 사장님께 말을 걸어본 적이 없었다.


그새 처음 다녔던 영어학원에서

매번 듣던 선생님 이야기를 까먹은 것이다.


사장님과 말 한마디 하면서 느는

영어가 진짜 영어인데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수줍게 일만 하던 나에게도 사장님과 말을 할뻔한 기회가 생겼다.

미국인 사장님께서 전화하신 것이다.


" 안녕하세요. xx코리아 재무팀입니다."

"  I'd like to speak to Monica, please."


뭐 대단한 영어도 아닌데, 한국말이 아니라 영어로 들리는 것부터 부담스러워 전화기를 끊었다.


끊어 버리고 나니 , 나도 놀랬지만 사장님도 놀랜 것이다.


출타 중이셨던 사장님이 돌아오셔서  우리 부서 매니저님과 긴급 대책회의가 일어났다.



외국계 다니는 직원이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면 어떡하냐고!!!


그때 그 분위기는 잊을 수 없다.

말 한마디만 하고 돌려주면 되는 것인데



말 한마디 못해서 얼굴이 시뻘개 지고 갖은

욕이란 욕을  다 먹었으니 말이다.


그날 이후, 나는 영어학원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자의든 타이든 먹고살려면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었으니까!!


자의든 타의든 영어에 대한 관심이 생긴 이후, 외국인이 보이기 시작했으나 말 한마디 하는 거에 두려웠던 나는 쉽사리 영어가 들리진 않았다.



그렇게 몇 번을 나와 맞지 않는

영어공부로 인해 돈을 많이 쏟아붓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에게도 나와 맞는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실비아"

조바심을 내며 하루빨리 영어 실력을 높이고 싶은 나에게 그녀는 기본부터 알려 주셨다.


실비아 선생님과 수업을 할 때는  한 시간 한 시간이 재미있었고 재미있다 보니 늘어가는  나의 실력도 알 수 있었다.


조금씩 늘어가는 실력에 실비아 선생님은 말했다.


"외국인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말라고!!!"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은 날 아침, 출근 시간에  회사 근처 역을 도착해  회사로 가는데

외국인을  보았다.  


"말을 해야 하는데....."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몇 년을 영어 울렁증을 돈을 퍼붓고도 고치지 못했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한들 고쳐지겠는가!!!


외국인을 지나치면서 May i help you? 이거 한마디 하기가 두려웠다.


일단 부딪혀보면  될 것인데, 말 한마디 하고 그다음에 나 올말이 무서웠던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두려워만 살 것인가 영어를 쓰지 않는 회사를 가지 않은 이상에야

언젠가는 말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그날 이후에도 몇 번을 맞주친,

외국사람 볼 때마다 오늘은 말해야지 내일은 말해야지를 몇 번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나도 말문을 떼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


매 번가던 역에 있는 외국사람이 갈 곳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 모습을 보자 당당히 말을 걸었다.


"May I help you?"

"  I'd like to  go to samsung station,  would you please let me know how to get to samsung station.?


" yes,  if you go to samsung station you can take Line 9 and get off at Sports Complex Station and transfer to Line 2.


 천천히 말은 했지만 해냈다.  

몇 년을 두려움에 후에 뱉어낸 말인가.


한마디를 하고 나니 두 마디를 하고 싶어 졌고 영어가 재미있기 시작했다.   


다음번에도 외국사람을 만나면  

꼭 한마디 이상은 하는  나  한마디가 두 마디가 되고 두 마디가 세 마디가 되기 시작했다.


즐기기 시작하니 수업시간에도  내가 먼저 선생님께 오늘은 무엇을 했는지 어땠는지에 대해 말을 걸기 시작했고  몇 마디 하니  더 하고 싶었고 재미있어져서 더 많이 공부를 하고 싶어 졌다.


문제는 새로 옮긴 회사에서의 영어였다.


한참 공부의 필을 받았을 때 계속해야 느는 것인데

새로 옮긴 회사의 업무를 익히랴 매일 파김치가 되어 집에 가는 나한테 공부란 물 건너간 것이다.


영어공부를 하기는 커녕 영혼만 학원에 가고 있었다.


영혼만 학원에 가니  실력은

제자리에서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또다시 나는 영어라는 말을 하는 법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감이 없어지니 못 들었으면 못 들었다 얘기해주면서 다시 대화를 진행하면  되는 것이데 ,

그것을 할 말을 매번 놓치니 회사에서 영어란 나를 옥죄는  감옥 열쇠와도 같은 것이었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는 나한테 오랜 지인이 하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 영어도 별 다는 것이 아니라 잘 듣고 말하려면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입장 바꾸어 생각해보면 된다고."


그 흔한 어학연수도 다녀온 적이 없고 한국말도 못 하는 아이가 영어를 하는 사람의 생각을 어떻게 따라갈 수 있는 건지 의문스러웠다.


어려웠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한국말과 영어의 어법이 다르니 반대로 생각해보면 된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회사일도 버벅댔던 나로서는  그 열쇠를 사용하기에 쉽지 않았던 것이다.


매일매일 천당과 지옥을 번갈아가면서 살아온 나에게 영어는 또 한 번의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8살 아이의  영어교육!!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을 보내기에도 어디부터 가르쳐야 하는지도  확신이 서지 않지만

터무니없는 비싼 영어 학원비를 보태기에는 무리였던 것이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아이가 공부하기 바란다면 엄마부터 공부하라고 했다.


하하하 , 또다시 영어를 내가 공부한다니?

그것도  내 딸아이를  가르치기 위해

기본부터 배워야 하는 것이다.


 8살 아이에게 원리부터 가르치기 위해!!!

외국 사람은 아니지만 아이의 마음의 소리를 잘 듣고  엄마가  이야기해주어야 하는데

영어를 잘 알려 줄 수 있을까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는 내가 풀지 못했던

영어 숙제에 또다시  도전하는 것이다.

영어를 손 놓으면 그만 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한 평생을 같이 사는 아이의 공부와도 연관되는 문제 엄마가 공부하지 않으면  아이에게 바른 공부 방법을 알려 줄 수 없기에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한다.


영어를 못해서 못하는 게 아니라 마음의 소리를 듣고  그 사람에게 바르게 대답해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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