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좋아진 안색은 누구의 공인가요

식탁 위에서 피어난 조용한 헌신

by 해루아 healua

며칠 전,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온 남편이 현관문을 들어서며 아이처럼 씨익 웃었다. 겉옷을 벗기도 전에 자랑스레 내뱉은 말은, 친구들에게 "얼굴 좋아졌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었다.


"애들이 나 보고 결혼 잘했대. 아내가 매일 맛있는 저녁 해줘서 그런 것 같다고 내가 엄청 자랑하고 왔지."


남편의 그 한마디에 코끝이 찡해졌다. 사실 주부에게 '매일의 저녁'이란 때론 고단한 숙제 같기도 하다. 메뉴를 고민하고, 재료를 다듬고, 불 앞에 서서 끓여내는 과정들. 그 반복되는 노동이 가끔 당연하게 여겨질 때면 힘이 빠지기도 했다.


그런데 남편은 그 사소한 '밥 한 끼'의 수고를 잊지 않고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기분 좋은 순간에, 그 공을 오롯이 나에게 돌려주었다. 남편의 좋아진 안색이 내가 보낸 시간들에 대한 가장 다정한 대답처럼 느껴졌다.


내가 정성껏 차린 식탁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남편에게 보내는 나의 응원이었고, 남편은 그 응원을 먹고 밖에서 건강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다시 "결혼 잘했다"라는 타인의 입을 빌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보상으로 나에게 되돌아왔다.


사랑은 어쩌면 거창한 약속이 아닐지도 모른다. 서로의 일상을 건강하게 지켜주려 애쓰는 마음, 그리고 그 수고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다정함.


오늘도 나는 보글보글 찌개를 끓이며 생각한다. 내가 만든 이 작은 행복이 남편의 웃음이 되고, 결국 다시 나의 기쁨으로 돌아올 것을 알기에 오늘 저녁을 준비하는 내 손길은 한결 가볍다.




KakaoTalk_20251224_222615210_07.jpg 배달앱이 없는 2인 가족의 소소한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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