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모든 것을 가르친다

나이 듦의 미학

by 해루아 healua


20대에는 젊음이 지속될 줄 알았다.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을 몰랐다. 체력이 남아돌 줄 알았고, 생기 있는 피부를 영원히 유지할 수 있다는, 마치 나도 클레오파트라가 될 수 있다는 거대한 착각의 늪에 빠져 살았다.


그 늪은 깊고 깊어 헤어 나오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 것이라 믿었던 모든 것이 허상처럼 느껴지던 순간, 한동안 길을 잃은 듯 방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혼란 속에서 역설적으로 진짜 가치를 찾으려는 열망이 싹텄다.


시간이 10년, 15년 지나고 보니 어느 하나도 영원한 것은 없었다. 젊음은 찬란했고, 그 반짝이던 순간 속에서 넘치던 체력은 방전되었고, 생기 있던 얼굴빛도 점차 스러져갔다. 이 모든 순간은 유한했기에 더욱 특별했던 순간들이었다.


시간 앞에서는 모든 것이 그저 흘러가는 것일 뿐이었다. 온전히 내가 그대로 지킬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볼 수 있을 때 더 봐야 하고, 느낄 수 있을 때 더 느껴야 했다. 내 앞의 한정된 시간이 나를 흔들었고, 그로 인해 깊어진 간절함이 일상을 바라보는 내 시선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과거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작은 순간들이, 이제는 보석처럼 반짝이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흘러가는 구름의 모양, 골목길 위의 핀 들꽃, 일렁이는 윤슬, 창밖의 빗방울 하나까지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무심코 지나치던 자연이, 어느새 나의 가장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문득, '자연스럽다(自然스럽다)'는 말이 자연(自然)에서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어쩌면, 나의 삶이 가장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듯했다.


그리고 이러한 내면의 변화는, 일상을 보는 나의 시선과 세상을 보는 눈을 더욱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시야가 넓어지는 것은 나이와 비례하고 있었다. 내 나이 서른여섯, 그 변화의 폭은 더욱 커졌다.


"이제라도 일상을 더 자세하게 관찰하는 법을 길러야지."


진정 좋은 글은, 일상에서의 세심한 관찰에서 시작되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얻은 이 깨달음이, 나의 글쓰기를 위한 가장 소중한 자양분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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