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인 날의 기록

부모의 마음

by 행화당

주말아침


친정집에서 하루를 보냈다.

먼저 깬 둘째와 거실에서 뒹굴 거리며 놀고 있었다.

갑자기 웅얼웅얼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첫째가 일어난 것 같아

아들이 자는 방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잠이 덜 깬 아들의 칭얼거림이 들렸다.


그 칭얼거림을 듣더니 둘째가 딱딱한 바닥을 천천히

엉금엉금 기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곤 오빠가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오빠얼굴이 보이자

너무나 ‘헤엑’하는 너무나 귀여운 숨소리를 뱉어내고는

무릎이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빠르게 기어갔다.


‘그렇게도 좋을까’


둘째가 오빠 침대로 올라가 오빠 품으로 몸을 던졌다.

아직 잠이 깨지 않아 칭얼대던 아들이 실눈을 뜨고 둘째를 바라봤다.


‘잠이 덜 깼을 때 막 만지면 짜증을 내는데, 괜찮을까?’


내 걱정과 달리

아들은 실눈을 떠 둘째를 보더니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자기 품으로 끌어당겨 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서로 좋을까.

사랑을 더 받으려 애쓰기보다

서로 사랑하는 이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문득 나의 옛 모습이 생각났다.

엄마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이맘때 오빠와 나도 이렇게 서로 잘 지냈는지 궁금했다.

이렇게 예뻤는지,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짐짓 나오려던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엄마는 열일곱 살 아들을 잃었다.

이제야 나도 엄마도 많이 무뎌진 감정이지만

차마 말을 뱉을 수 없었다.



엄마의 마음은 깨진 유리그릇 같을 것이다.

한 번 깨어진 그릇을 이어 붙여 놓았지만,

가득 찬 물을 흘리지 않기 위해 온갖 애를 썼겠지만

미처 메꿔지지 않은 틈새로 계속해서 새어나오고 있을 것이다.


내 눈에는 금세라도 다시 깨질 것만 같았다.


혹여나 내가 엄마의 마음에 그리움을 가져오게 될까봐 겁이 났다.

나는 그 물을 닦아주지는 못할망정

보탤 수는 없었다.


형제를 잃은 슬픔보다

자식을 잃은 슬픔이 훨씬 크다는 것,


평생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던 마음이었는데

부모가 되어서야

미약하게나마 알 수 있었다.

얼마나 아끼고,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나도 티 없이 빛나는 너희들을 마음 시리게 사랑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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