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인 날들의 기록

내 사랑의 시작

by 행화당



둘째를 가졌다.

딸이었다.

우리 부부는 아들, 딸 모두 상관없었지만

딸이라 말하니 연이어 축하했다.

딸은 아들과는 다르다고,

애교가 많다고,

사랑 그 자체라고

그렇게들 말해주었다.


두 번째 임신은 처음보다 더 고되었다.

입덧도 더 심했고

더 빨리 불러오는 배에

움직이기도 어려웠으며

출산 후 회복도 느렸다.


어떻게 신생아를 또 키울지

엄청난 부담과 걱정으로 우울해 하기도 했다.


역시, 신생아 육아는 내 몸을 고되게 했다.

두 시간 이상 연달아 잠을 자지 못했고

눕혀두면 울고 칭얼대니 안고 돌아다니기를 반복했다.

다들 나를 보면 괜찮으냐고 물었다.


대답하자면

예상과 다르게

힘듦보다는 기쁨이었다.


그저 보면 웃음이 나고,

울어도 귀여웠다.


꼼지락거리는 손가락

보드라운 살결,

색색거리는 숨소리,

옹알이하는 작은 입,

안아 줄때면 가슴팍에 폭 기대는 몸짓,

조그마하게 앉아있는 모양새,

모두 일컬을 수조차 없다.


첫째를 키울 때 나는

처음으로 겪는 ‘육아’에 정신이 없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잠을 자지 못하고

정신없는 날들이 처음이어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기에 바빴다.


혹여나 아이가 아플까 걱정되고

주변의 이야기에 늘 마음이 흔들렸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걱정이 앞섰다.

그런 나는 첫째가 자라는 소중한 순간순간을 분명 놓치기도 했으리라.


지금의 나는

새벽수유를 하면서도 이 잠 못 드는 밤이

언젠가 끝나리라는 것을 알았고

아이가 울어도 ‘그래 아기가 당연히 울지’하며 여유로운 모습으로 안아줄 수 있었다.

이 느긋한 마음은 겪어봤기에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둘째가 크는 모습을 보면

첫째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작고 조그마하던 손

처음 웃었을 때의 그 기쁨

처음 걸었을 때 네 모습

노래를 불러주면 온몸을 들썩거리던 네 귀여운 몸짓


그 모습이 자꾸 내 마음에 겹친다.

그 때의 기쁨이 자꾸만 떠오른다.


서툴렀던 엄마라

그 마음을 깨닫지 못했지만

그 시절의 너를 내가 너무나 많이 사랑했음을,

그것을 이제야 안다.

너도 사랑 그 자체였다.

내 사랑의 시작은 너였다.


너를 사랑해보았기에

더 사랑할 수 있는 나였음을

이제야 안다.


둘째를 통해 첫째의 시간을 꺼내보며

나는 기쁘게 울렁이는 요즘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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