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세련되거나 우아한 언행을 고집하는 사람, 자신의 속내를 감추고 의뭉스러운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의뭉스러운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텐데, 세련되고 우아하기만 한 사람도 일종의 '의뭉스러운 사람'에 속한다고 본다. 세련되고 우아한 모습은 그 반대의 모습보다는 보기 좋은 건 사실이고 남을 배려하는 느낌을 주긴 한다. 하지만 너무 심하게 세련과 우아에 치중하다 보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모습을 좋게 보이려고 남을 속이게 된다. 가끔 겉모습이 세련되고 우아해서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앞뒤가 다르다거나 내면은 어둡거나 초라한 사람을 목격한 적이 있을 것이다. 세련과 우아도 사람의 가식이나 이중성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서는 무조건 사람을 좋게만 보지 않는다. 누군가가 어떠한 이득을 얻으려고 이중성을 드러낼 때의 실망감도 줄어들었다.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을 벗어버리기 시작하면서 어른들의 말과 행동에는 가식과 이중성이 내포될 수밖에 없는 현실도 받아들였다. 약간의 세련과 우아를 장착하되, 인간 본연의 감정이나 본질에 충실하고 자신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