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은 사전적 의미로 몸의 감각이나 마음으로 깨달아 아는 기운이나 감정을 뜻한다. 사람은 생각하면서도 느끼는 동물인데, 느낌의 예민도나 정확도에 따라 '잘 느끼는 사람'과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어렸을 때 주어진 공부만 하느라 이성은 발달했을지 몰라도 느끼는 능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어떤 경험을 하면 좋은 느낌인지 싫은 느낌인지 정도를 구분할 뿐 디테일한 느낌을 잘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세상 경험이 많아지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느끼는 강도가 50에서 150 정도 수준까지 올라갔다. 무슨 느낌인지 명확하게 캐치하지 못한 시절에 경험했던 순간들은 희미한 과거의 흔적으로 남았지만, 좀 더 잘 느끼기 시작하면서 느낌의 강도가 셀수록 그 경험을 생생하게 기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미 경험했던 것에 대한 느낌을 다양하게 기억할수록 앞으로 예정된 경험에 대해서도 내 느낌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는 뭔가 느낌이 별로인데?'라고 생각하면 대부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고, '이번에는 뭔가 느낌이 좋은데?'라고 느끼면 거의 다 성공적이었다. 인생을 살면서 1분 1초 그 모든 순간을 너무 예민하게 느낀다면 피곤하고 괴로운 삶이 될지 모르지만, 많이 느끼면 느낄수록 인생이 더 풍요로워지고 결국 지나고 나면 남는 게 많아지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