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나답게 해주는 것

마음 맞는 사람과 마음 맞는 일을 만나는 순간

by 서원경 변호사

[마음 맞는 사람과 일은 가장 나다운 나를 만나게 해 준다]


나는 '마음 맞는 사람과 일'과 함께 하는 순간, 가장 '나다운 나'를 발견하게 되고 '나다운 삶'에 가까워진다. 마음 맞는 사람과 마음 맞는 일을 하는 것은 내 인생에 있어서 참으로 중요하고 의미 있다. 마음이 맞다는 걸 죽이 잘 맞다, 케미가 잘 맞다, 텔레파시가 통한다 등등 다양하게 표현하기도 한다. 말하지 않아도 느낌이 통하는 사람들과 별 노력 없이도 성과가 나오는 그런 일들 말이다.

불특정 다수인에게 전반적으로 훌륭한 평가를 받으며 모두가 칭송하는 사람이라도 나라는 사람과는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만큼 곤혹스럽게 느껴질 때도 없다. 불편하고 어색하고 괜히 낯설고..그냥 이 자리를 빨리 떠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초등학교 동창에서부터 외할아버지 고향까지 교집합을 찾을 때까지 대화거리를 만들려고 애쓰지만,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라고 말하면 '어'라고 대답하는 매끄럽지 못한 대화만 계속될 뿐이다. 겨우겨우 그 시간을 함께 보낸 후에 서로 마음이 맞지 않다고 느끼긴 해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그 사람과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마음이 맞기는 쉽지 않은 것이 그 사람이 그동안 살아온 배경, 성격, 관심사 등이 모두 녹아져 있는 상태에서 이심전심이 되어야 하니 확률적으로 적긴 하겠다.

반면에, 나는 마음 맞는 사람과 있을 때 침묵이 흐르는 시간조차 편안하게 느껴지고, 눈빛과 사소한 동작만으로도 의사소통이 될 정도이다. 굳이 공유할 관심사를 이끌어 내지 않아도 저쪽에서 'A'를 말하면 이쪽에서 'A'로 답하고 'B'를 얘기하면 단번에 'B'인줄 알아챈다.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부드러운 대화의 흐름으로 서로 기분이 좋아진다. 문득 애셔 브라운 더랜드의 <마음 맞는 사람들>에서 정밀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된 우거진 숲 속에서 친구 둘이서 가만히 서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자연과 아주 조화롭게 그려져 있는 장면이 떠오른다. 나는 나와 마음 맞는 사람을 신기하게도 잘 알아보고, 좋은 인연을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일도 나와 마음 맞는 일이 따로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 권력과 명예가 따르는 일, 인기를 얻는 일 모두 '내'가 싫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남들은 다 하고 싶어 하는 일인데도, 그 일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고 신체적으로 거부반응이 일어나면서 무의식적으로 피하게 된다. 내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그냥 무기력해지고, 그 일로써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없으며, 처리속도와 효율성은 급격히 떨어져서 결국 억지로 하거나 포기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별 노력 없이도 지금의 일자리를 유지하게 되었고, 무엇을 하든지 쉽게 쉽게, 기분 좋게,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가 나오고, 또 어쩌다 보면 돈, 인기, 명예는 부차적으로 따라오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일이 곧 나라는 사람과 마음이 맞는 것이다. 주위에서 혹은 미디어에서 직업을 바꾸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 후에 눈빛과 낯빛이 한층 밝아진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 사람들은 그나마 전환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실행에 옮길 용기가 있었으며, 거기에다가 운까지 따라줬으니 행운아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오랜 고민 끝에 결단을 내리고 많은 노력을 했겠지만..나 또한 오랜 방황 끝에 나와 마음 맞는 일들을 찾아낸 지금, 아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조셉 켐벨은 'Follow your bliss'라면서 자신의 마음이 원하는 바를 따라가면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경험할 것이라고 했다. 누구와 함께 있고 어떤 일을 하게 됨으로써,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빛나면서 가슴 뛰는 희열과 의식의 확장을 느낄 때가 있다면, 그때가 자신과 마음이 맞는 순간이라는 것이다.

진정으로 나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함께 있는 사람, 하고 있는 일을 포함하여 지금 처한 상황이 나라는 사람을 '물 만난 물고기'로 만들어서 더욱 활약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결국 나를 나답게 만들고, 내 인생을 소중하고 품위 있게 만들어 주는 건 '마음 맞는 사람들과 마음 맞는 일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와 마음 맞는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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