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아픔은 결국 나를 사랑하는 법을 알게 해 준다.
우리는 살면서 한 번쯤은, 어쩌면 훨씬 더 많이
내 삶의 중심이 되었던 누군가를 잃는다.
누군가를 잃는다는 건 중심이 사라지는 기분이고 낮이 사라진 하루를 사는 느낌이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고 고통으로 가슴이 찢어지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나날을 보낸다. 그 사람으로 인해 행복했던 만큼 처참하게 바닥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이렇게 죽을 만큼 힘든데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잘 돌아간다. 한때는 이런 세상이 너무 밉고 야속했다. 모든 게 밉고 꼴 보기가 싫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와 안아주고 괜찮냐고 물어봐주길 바랐다. 하지만 세상은 나를 위해 돌아가지 않았다. 단지 아침이 밤이 되고 밤이 다시 아침이 되며 하루가 반복될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금은 이런 세상에 감사하고 있다. 나의 아픔에 철저하게 무관심한 세상 덕분에 결국 계속 하루를 살아가게 되었으니까.
아침이 밤이 되고 밤이 다시 아침이 되듯이 슬픈 일도 결국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서히 멀어진다.
어쩔 수 없이 하루가 시작되었고 내일이 오는 걸 막을 방법이 없는 나는 새로운 나날들을 살아가게 되면서, 결국 아팠던 순간에서 걸어 나왔다. 그 사람이 차지했던 나의 중심은 어느새 나로 인해 새로 생겨난 것들로 채워지고 상처가 서서히 아물어갔다.
누군가를 사랑했던 만큼 많이 아팠지만, 그만큼 나는 성장했고 새로운 것들을 채워 넣었다. 또다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아직 많이 두렵지만, 이제는 안다. 나의 중심을 온전히 다 내어주는 사랑이 아니라 내가 나의 중심을 잡고 하는 사랑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시작할 용기가 없는 당신에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