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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Hubris

저 별은 누구의 별일까

소행성 B612호를 찾아서

by Argo


밤마다 별을 바라보세요. 내 별은 너무 작아서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 줄 수도 었어요. 하지만 그게 더 좋을 거예요. 그래야 아저씨가 어떤 별을 바라보든 즐거울 테니까요. 밤 하늘의 모든 별이 아저씨의 친구가 될 거예요.


사람들은 누구나 별을 바라보지만, 모두에게 같은 의미는 아니예요.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어제 넷플릭스에서 <어린 왕자>(마크 오스본 감독)를 봤다. 소설을 나름대로 재해석한 영화인데 원작만큼이나 울림이 있었다. 덕분에 내 눈물샘도 열일하느라 바빴다.


새벽에 산책하러 나가면 흐린 날이 아닌 이상 별들을 잘 볼 수 있다. 볼때마다 "이 별은 내 별, 저 별은 니 별"이라며 티격태격 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지금도 하늘을 바라보며 습관적으로 별들을 관찰하고 제일 마음에 드는 별을 내 별로 삼는다.


'별'하면 <어린 왕자>가 떠오르고 이내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 생각난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나도 하늘의 별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지만 저 시가 쓰여질 때보다 적어진 별 때문인지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가 더 많다. 하지만 뭐 어떠랴. 그저 별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은데.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해진다. 그리고 밤하늘의 모든 별이 내게 미소 짓는 것처럼" 보이니까. 언젠가 어린 왕자를 만나게 되면 덕분에 별을 보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고, 하늘을 가득 채운 별들을 같이 보고 싶다. 그가 사랑한 장미 이야기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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